창간 당시와 지금은 천변만화(千變萬化)라 할 만큼 달라진 가운데 충청권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로 언론 수용자 의식이 바뀌면서 사시(社是)인 '신속'과 '정확'의 개념까지 달라졌다. 사명감 하나로 버틸 수 없을 만큼 신문산업의 실태도 달라졌다. 하지만 1951년 창간 당시 독자 앞에 다짐한 신성한 약속은 다를 수 없다. 지역 언론의 내적 한계를 극복해 나간다는 전제에서 지역 언론의 역할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그 방향성과 본분을 가다듬기 위해 창간호 지면에서 중도일보의 지난 역사를 회고하고 미래를 조망해봤다.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닌 더 성숙한 모습으로 지역 주민 앞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회고적 성찰이다. 지구촌화, 정보화 시대에도 계속 지역 구심체 역할을 하며 새로운 가치와 의제를 창출하는 정론지로 남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민선 지방자치 6기가 두 달이 지났다. 중도일보 창간 당시에도 지방자치가 있었지만 지역발전 요구가 아닌 정권 유지를 위한 정치적 요구에 부응한 출발이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중도일보는 지역이 참여민주주의의 기초단위임을 간파하고 지역발전, 즉 지역사회 개발을 또 다른 사시로 내걸었다. 그러한 의지가 모이고 지역민의 피와 땀이 쌓여 충청권은 지금 대한민국의 중도(中都), 어엿한 제2수도로 변모하고 있다. 충청권은 지금 성장의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것이다. 충청권 시대, 서해안 시대가 도래했고 영충호(영남-충청-호남) 시대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외형적으로도 커졌다.
이처럼 달라진 위상에서 최고의 지역적 가치는 '상생'이라고 우리는 진단하고 어젠다를 창출하고 있다. 내포신도시를 통해 충남 균형발전을 이루고 세종시를 통해 충청권 상생과 시너지를 각 시ㆍ군까지 확산시켜야 한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와 기능지구가 충청권 4개 지자체에 들어 있는 것도 그러한 동력의 원천이다. 또 최근의 예를 들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대전, 세종, 충남, 충북지역 방문도 지역 간 연계의 호재로 삼을 수 있다.
뿌리 깊은 백제권의 역사와 문화 역시 충청권이 전승하고 공유할 소중한 자원이다. 경제만을 위한 경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문화가 경제까지 부흥시키는 시대다. 인문, 문화예술, 교육, 복지 모두 활짝 꽃피워야 한다. 특히 21세기 블루오션은 지방에 있으며 이는 중앙과 지방의 '윈윈'에서 이뤄진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매체 문화의 선두에서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모든 분야에서 치우침 없는 열정을 쏟으려 한다.
충청권 정론지 본분에 더 충실할 것
앞으로 중도일보는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각 지역 뉴스를 특화하면서도 분화가 아닌 통합에 더욱 힘쓸 것을 또한 약속한다. 충청권 거점 언론으로서 지역을 넘어 중앙 차원의 정책 결정 등에 미치는 영향력을 배가할 것임은 물론이다. 과잉 미디어 속에서 독자와의 교감과 신뢰에 바탕을 둔 공론장의 역할이야말로 지역사회를 위하고 지역민의 성원에 화답하기 위한 길이라고 본다.
창간 이래 중도일보는 독선, 독단, 독주의 시대를 거쳐 1960년대 구악을 뺨치는 신악을 질타했으며 1970년대 10월 유신의 소용돌이에서는 폐간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시련과 역경까지도 자양분으로 삼는 중도일보의 저력을 믿기에 창간을 기념하는 뜻은 남다르다. 모바일 빅뱅 시대가 도래하고도 변하지 않은 사실 하나가 더 있다. 역사가 그렇듯이 언론 또한 시대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를 살려 모든 임직원들은 신념을 갖고 명품 '거울 제작자'가 되기를 자처할 것이다. 진화하는 국내외 또는 지역적 상황에 맞춰 중도일보도 진화를 거듭하되 늘 저널리즘의 기본에 충실하고자 한다. 63주년 창간의 아침, 중도일보가 지역사회의 공기(公器)라는 소명의식을 다시 가다듬고 지역의 희망을 이야기하며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뚜렷한 족적을 남길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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