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된 여아를 학대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교사 측 변호인은 지난 18일 대전지법에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항고장'을 제출했다. 구속영장 발부가 부당하다는 취지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정부세종청사 농림수산식품부동에 있는 금강어린이집 교사였던 A씨는 지난해 5월 18개월된 여아가 주방놀이세트 뒤편의 기둥과 벽면 사이의 공간에 들어가자 공범인 최모(43·구속) 교사와 여아의 시야를 차단한 채 밖으로 못 나오게 하는 등 학대 혐의로 기소됐다.
게다가, 당시 육군 중령이던 A 교사의 아버지가 고압적인 태도로 학대당한 여아의 학부모를 협박한 사실이 국방부 감찰로 드러났음에도 학부모들을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하면서 상당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건을 담당한 대전지검은 지난 3월 A씨와 최모 교사 2명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최 교사는 지난 21일 징역 6월의 실형을 받았다.
하지만, A씨에 대한 재판은 시작조차 못 했다. A씨가 기소 직전에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났기 때문이다. 어학연수와 상관없이 검찰은 A씨를 기소했고, 대전지법 형사3단독(홍기찬 부장판사)이 맡았다.
그러나 첫 재판이 열렸던 지난 5월 불출석한 A씨를 대신해 출석한 변호인은 '6개월 단기 어학연수가 계획돼 있었던 상태라 불가피하게 재판에 나오지 못했다'며 재판을 몇 개월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형사3단독은 한 달후인 지난 6월 10일 다시 기일을 잡았다. 하지만, 이날 A씨는 물론 변호인도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3일 후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A씨에게 지명수배가 내려졌고 검찰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A씨가 입국 시 곧바로 통보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A씨는 귀국하자마자 경찰에 연행돼 곧바로 구속된다.
그러나 A씨는 6개월의 단기 연수를 끝내고 이달 중으로 돌아올 예정이지만 귀국을 미루고 있다. 그러면서 변호사를 통해 '구속영장 발부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A씨 측 변호인은 “시기적으로 오해를 받을 순 있지만, 이미 예정됐던 어학연수라 불가피했다”며 “상대적으로 혐의가 가벼운 만큼, 법원이 시기 조절을 배려할 수 있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사회적 파문이 일었던 사건의 당사자로, 기소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학연수를 떠났다는 건 의심의 여지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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