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책임과 의무를 도외시 한채, 구청 주최의 대규모 행사에 내빈으로 참석한 것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구민들의 비난과 지적에도 아랑곳 하지 않겠다는 뻔뻔한 태도라는 지적이다.
28일 서구청 등에 따르면 김철권·박종배(이상 새누리당), 장진섭(새정치민주연합) 구의원 등은 전날 오후 8시 서구청 주최로 도안동 도안초등학교에서 열린 '서구민과 함께하는 한여름밤의 음악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자당의 당협·지역위원장인 새누리당 이영규 대전시당위원장과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 국회의원 등의 인근에 앉아 공연을 지켜봤으며 간간히 자신을 알아본 구민들과 가벼운 인사도 나눴다.
행사에선 자리한 구의원들에 대해 따로 소개하진 않았으나, 구민들이 단식과 기초의회 폐지 서명운동 등 의회의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 행사 참석 자체가 부적절한 처사였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행사에 참여한 구민들로부터도 이런 구의원들의 모습에 대한 쓴소리가 적잖았다. 구민 김모(42·도안동)씨는 “감투싸움이나 벌이면서 의정비는 챙기는 이들이 우리 구민들의 대표라는 사실이 부끄럽다”며 “잘못을 안다면 행사에 참석할 것이 아니라 의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야 했다”고 질타했다.
이모(여·34)씨도 “당선된 구의원들에 대한 기대는 어려운 경제살림과 주민 편의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라며 “지금의 모습은 그런 구민들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는 행위”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역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구민의 대표기관에 걸맞는 역량과 행동을 보여야하는 상황에서 행사에 얼굴이나 비추고 다니는 것은 스스로 의원 자격이 없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서구의원들은 지난 27일 입장 표명을 통해 “새누리당은 더는 밖에서 해답을 찾으려 말고 의회 안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마무리 짓자”면서도 “이번 파행은 손혜미 의원의 탈당과 함께 새누리당을 지지함으로써 시작됐다”고 거듭 주장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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