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출퇴근 여전… 국가균형발전 걸림돌

수도권 출퇴근 여전… 국가균형발전 걸림돌

'업무공간 공백' 국회 분원·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 필요 미래부·해수부 이전고시·조직개편 기관 추가합류 절실

  • 승인 2014-08-26 21:49
  • 신문게재 2014-09-01 25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창간 63주년 특집] 세종시,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 세종정부청사 전경.
▲ 세종정부청사 전경.
중앙행정기관과 정부출연연구기관 이전이 사실상 올해 말 마무리되지만, 수도권 이전에 따른 업무 비효율과 기관 종사자들의 이주 연기는 미래 세종시 성장의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매일 수도권 소재 자신의 집으로 통근버스 또는 KTX를 타고 이동하는 비효율을 넘어, 청와대 및 국회 핵심기능과 분리된 요소로 인한 업무 비효율이 새로운 도약을 저해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와 정부출연연구기관 종사자들 삶의 안정이 곧 세종시 안정으로 이어지고, 그 동력으로 성장하는 구조가 선행되지 않는 한 2015년 이후 자족적 성장의 길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여간 정부세종청사 이전 효과 톡톡= 2012년 9월 국무조정실의 역사적 이전은 세종시 성장의 초석을 쌓았다.

세간의 관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부동산시장은 요동치고 정부에 대한 지역민의 반신반의 불신감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아파트와 상권이 속속 들어섰고, 그 결과 예정지역 인구만 3만여명을 넘어섰다.

MB정부 수정안 논란에 따른 건설지연과 인구유입 차질 요소도 있었지만, 짧은 기간 내 행복도시 성장을 견인했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2015년 이후에도 2297명 세종시 이주계획 없어=국무조정실이 최근 중앙 공무원과 정부출연연구기관 종사자를 상대로 조사한 현주소다. 배우자 직장문제와 자녀교육, 인사상 사유 등에 따라 당분간 이주가 불가하다는 인식이다.

결국 전체 공무원과 출연연 종사자의 3분의 1 수준만 세종시에 실제 살고 있다. 내년 초까지 3500여명이 통근버스와 KTX를 타고 수도권 오가는 현상은 상당 기간 되풀이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자족적 성장을 꿈꾸고는 있는 세종시 발전의 저해요소로 손꼽히고 있다.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화 해소라는 국가 백년지대계 흐름과 역행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착에 10년을 소요한 정부대전청사 사례처럼 연착륙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인구 50만명의 계획도시를 만드는 것과 대전광역시라는 기존 도시에 청사 이전을 도모하고 동 개발에 나서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수도권 대비 삶의 질과 대중교통 부문 격차가 불만족 요인으로 손꼽힌 만큼,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해야=정부세종청사 및 정부출연연 업무 비효율과 정주여건 악화의 근본적 배경에는 국회와 청와대 등 국가 주요 권력이 서울에 위치한 데서 찾을 수있다.

장·차관을 넘어 고위공무원 및 실무자까지 수시로 국회를 다녀와야하니 정부세종청사 업무공간 공백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역을 넘어 정부부처 및 정치권 전반, 최근에는 정의회 국회의장까지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에 동조하는 흐름은 바로 이 때문이다.

세종청사 내 상임위회의장 설치 및 양방향 스마트워크센터·화상회의 시스템 구축 등의 단기 대책이 추진 중이지만, 현재 구도로는 국가경쟁력 악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게 부처 공무원 및 정치권, 전문가들의 일치된 인식이다.

궁극적으로는 통일부와 법무부, 국방부, 외교부, 여성가족부 등 입법·사법 기능까지 이전하는 명실상부한 제2수도 건설 흐름이 본격화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래부·해수부 이전 확정 고시 언제쯤?=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 설치에 앞서, 각종 딜레마를 양산 중인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의 이전 고시 조기 확정이 선행되야한다.

6·4지방선거 및 지역 눈치보기 탓에 차일피일 미뤄진 현안으로, 일부 공무원은 주택 특별공급 및 배우자 일방전입 등의 혜택을 입는 아이러니를 양산했다.

안전행정부의 수도권 잔류 속 청사 후생시설 부족 등의 문제를 초래한 만큼, 국가안전처와 행정자치부, 인사혁신처 등 정부조직개편 대상 기관들의 추가 합류도 절실한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냐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을 필요로하는 세종시의 명운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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