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와 유성구 잇는 도안 중앙버스차로제 존폐 판가름

대전시 상대 취소訴 선고공판… 광역시 첫 시행불구 폐지 여론 일어

대전 서구와 유성구를 잇는 도안 신도시 도안동로(계룡대교~가수원네거리 5.1㎞)와 도안대로(유성네거리~용계동 3㎞)에 설치, 운영 중인 중앙버스전용차로제의 존폐가 오늘 판가름난다.

전국 광역시 중 처음으로 도입, 시행했지만,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다 사용률이 낮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여론이 일면서 결국 법적 다툼까지 벌어진 것이다.

대전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병식)는 27일 오전 '도안신도시 중앙버스전용차로제폐지시민위원회' 관계자인 A씨가 대전시를 상대로 제기한 '도안대로 등 중앙버스차로제 시행 취소 소송'에 대한 선고공판을 연다.

A씨가 소송을 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교통사고 발생률이 급증했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올해 3~6월 사이에만 시내버스와 오토바이 사고로 10여명이 다쳤고, 도로 중앙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던 초등학생과 30대 남성이 차량에 치여 사망하는 등 시행 전·후 3년간을 비교한 결과, 교통사고가 5배 이상 증가했다. 총 3㎞ 중 900m 정도 구간에서 시행 중인 도안대로에서는 교통사고가 6배 이상 급증했다.

두 번째 이유는 사용률과 효율성이 낮다는 것이다. 버스 노선이 6개에 불과한데다, 중앙이 아니라 갓길에 전용차로를 설치하더라도 버스가 제시간에 도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A씨는 “목적에 비해 설치할 필요성이 매우 낮고, 교통사고 등 주민들의 불이익이 상당히 크다”며 폐지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A씨를 비롯해 대전시의회와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도 여러 차례 도안동 중앙버스전용차로제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대전버스 속도가 향상됐고 이용객도 점차 늘고 있다며 오히려 계룡로와 대덕대로, 동서대로 등 6개 간선도로로 확대할 것이라고 맞서기도 했다.

한편, 대전에 이어 중앙버스전용차로제를 도입한 광주광역시는 기존 차로와 연계성이 부족하고 전용차로 구간에서 U턴과 좌회전이 금지돼 시민이 통행에 불편을 겪으면서 폐지 여론이 강해지면서 시행 3년만에 스스로 폐지한 바 있다.

윤희진 기자 heeji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