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3대 하천의 익사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26일 경찰들이 지난 밤 갑천에서 불어난 물에 실종된 여성을 수색하고 있다. 이 여성의 시신은 26일 오후 실종 장소 인근에서 발견됐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대전 3대 하천에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아 매년 불어난 물에 휩쓸려져 사망하는 익사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인파가 몰리거나, 많은 시민이 하천을 건널 수 있도록 설치된 돌보 등에 조차 구조장비가 제대로 구비되지 않는 등 안전 불감증이 여전한 실정이다.
지난 25일 오후 8시 52분께 유성구 갑천 유림공원 앞 경관보도교를 건너던 지모(65ㆍ여)씨가 불어난 물에 휩쓸렸다. 사고 당일 대전에는 45.4㎜의 비가 쏟아져 갑천의 물 높이는 산책로 바로 밑까지 불어났고, 유속도 빨랐다.
사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은 “여성이 강물에 떠내려가다 갑자기 사라졌다”며 119에 신고했고, 소방본부는 소방대원 111명과 구명보트 2대 등을 현장에 출동시켜 수변과 수중을 밤새 탐색했다. 다음날 낮 12시쯤 119구조대가 사고현장 인근 수초에 걸린 실종자의 손가방을 발견했고, 오후 1시 30분께 '융합의다리' 공사장 수면 아래에 숨져 있는 지씨를 발견했다.
갑천에 들어가 탐색활동을 벌인 북부소방서 한 구조대원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수심이 깊고 수면 아래의 물흐름이 상당히 빠르다. 앞이 보이지 않는데다 수초가 발에 걸려 상당히 위험했다”고 설명했다.
사고 장소에서는 3년전에도 익사사고가 발생했었다.
당시에도 2011년 8월 자전거를 타고 하천을 건너던 50대 남성이 경관보도교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물에 빠진 이를 밖으로 견인할 구명환이나 구명조끼는 지금까지도 설치되지 않았다. 동구와 중구, 서구 등에 흐르는 유등천이나 대전천 중 철마다 인파가 집중되는 곳에도 여전히 구조장비 등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대전하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수위가 높아졌을 때 일부 구간은 출입을 통제하나 하천 출입을 일일이 제한할 수는 없었다”며 “하천 내 구조장비가 빠지는 곳이 없도록 관계 기관에 협조를 받고 경관보도교의 안전성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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