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산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의 경우 같은 업체에서 1년 만에 사고가 재발한데다, 업체의 말만 믿고 초기대응을 부실하게 했다는 지적 때문이다.
26일 도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도내에는 불산을 취급하는 업체가 30곳에 달한다. 불산 취급업체 수는 2012년 28곳에서 2곳이 증가했다. 취급 목적으로 분류하면, 불산을 직접 사용하는 업체가 12곳으로 가장 많고, 판매 11곳, 제조 6곳, 운반 3곳 등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디스플레이 공장이 밀집한 천안이 8곳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공주·아산·서산이 각각 4곳, 서천 3곳, 당진·금산이 각각 2곳, 논산·예산·태안이 각각 1곳이 운영 중이다. 시·군마다 불산 취급업체가 1곳 이상 존재하는 셈이다.
도내 불산 취급업체들은 불산을 반도체 세정제나 유리 세정제, 산화제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연간 취급량은 9만751t에 이른다. 이처럼, 불산은 반도체 산업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 화학물질이지만, 유독성 등 위험성이 강해 누출사고 발생 시 후유증이 커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달라 주민들을 불안케 한다. 불산 취급업체 관리감독 권한이 사무위임에 따라 관할 지자체 시장·군수에 있어 제대로된 관리가 안되는 것. 충남도의 경우 누출사고 발생 시 관련기관과 합동점검을 통해 행정처분을 내리는 처지다.
따라서 불산 등 위험물 취급업체에 대한 정기적인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도 관계자는 “위험물 취급업체 대한 관리감독은 사무위임으로 시·군에 있다”면서 “필요할 경우 시·군과 함께 위험물 취급업체에 대해 점검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최근 금산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 업체에 대해 형사고발 등 재발방지를 위해 엄중 조치키로 했다. 도는 금산군과 함께 금산군 군북면에 위치한 램테크놀러지(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합동점검 결과, 불산 누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는 지난 24일 오전 9시께 불산 취급시설에서 운반용기 교체작업 중 3.6~7.2㎏의 불산을 누출했으나, 은폐를 시도한 사실이 드러났다.
도와 금산군은 불산 외부 유출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시료를 채취했으며, 고용노동부에서는 안전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 판명될 때까지 가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또 중대산업사고 여부를 판단해 업체 측이 안전조치 등을 위반한 경우 관련법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다.
도는 불산이 유출된 주변 토양 및 수목 등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 오염 여부를 점검하는 등 주민 불안 해소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불산 유출을 은폐하려 한 램테크놀러지(주)에 대해선 관련법에 따라 형사고발 등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채호규 도 환경녹지국장은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업장에 대한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하고 주기적인 순찰을 실시해 사고를 예방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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