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싸움 이제 그만' 위원장 선출을 비롯한 원구성 문제로 대전 서구의회가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26일 의회 인근에 구의원들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막장의회로 치닫고 있는 대전 서구의회 사태와 관련 여야 당협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은 지역위원장)의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서구지역의 경우, 새누리당은 이영규 대전시당위원장과 이재선 전 의원이 각각 서구 갑과 서구 을 위원장이 맡고 있으며,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박병석(서구갑), 박범계(서구 을) 국회의원이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서구의원들에 대한 공천에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위치로, 공천권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후 관리에 대한 책임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구의회가 두 달째 파행을 계속하고 있는 동안 이들 당협위원장 및 지역위원장들은 뭘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결국은 이들의 정치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26일 현재 서구의회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감투싸움에 원구성도 못한 상태에서 추석명절을 맞이하게 됐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중단된 의장 선거의 효력을 인정하라고만 주장하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다시 의장 선거를 치르자고 첨예하게 대치하면서 양당은 최악의 정치력 실종 상태다.
때문에 지역민들과 시민단체가 단식 농성 및 1인 시위를 벌이며 원구성 합의를 촉구하고 있지만 '허공 속의 메아리'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공천 권한을 지닌 당협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은 지역위원장)들을 향해 개원 이래 지금까지 40여일간 뭘 했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이영규 대전시당위원장과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 의원 등은 의회 파행 사태와 관련 소속 구의원들에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종용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한 것이라곤 해결을 위해 직접 개입하기 보단 구의회 내부에서 자체 해결하라는 주문 수준에 불과했다. 기초의회의 자율성과 국회의원의 개입이 부정적이라는 게 명분이지만, 결국 뒷짐을 진 꼴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 의원은 “서구의회는 자체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지역의회에 국회의원이 개입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고 바람직 하지 않아 대표자들끼리 모여서 해결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박범계 의원도 “풀뿌리 민주주의의 문제인 만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구의원들 한테도 서로 양보해서 지혜롭게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말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에 그치고 있다.
새누리당 이영규 위원장은 “기존에도 얘기했듯이 지방의회의 지율성을 보장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의장 선거가 결판이 났는데 이를 무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으며, 이재선 위원장 역시 “원칙대로만 하면 될 일로 야당이 의장직을 인정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모두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입장으로, 이런 소극적인 행태는 정당 공천제하에서 책임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필요할 때는 자신들이 함께 하겠지만 문제가 되면 그들의 문제라는 식의 강건너 불구경은 지역민이 바라는 올바른 정치인이라 할 수 없다.
지방자치에 얼마나 해를 끼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자신들의 책임은 없다는 태도로도 비쳐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기 총선을 위해 구의회 주도권 장악과 여론 선점 등에 사실상 두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 상황에서 이들의 책임회피가 사태를 장기화 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역구인 서구에서 벌어진 일이고 지역민들의 요구와 구의원들을 국회의원 등 당협위장들은 공천한 책임을 자유로울 수 없다”며 “적극 나서서 문제 해결의 물꼬를 터야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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