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공천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모르쇠로 일관, 책임정당으로서의 의무를 망각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대 대전시의회의 의장선거를 둘러싼 감투싸움으로 장기간 파행시 새누리당이 시당차원에서 출당 및 당원정지, 사회봉사 명령 등의 중징계를 내렸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때문에 시당차원에서 하루라도 빨리 의원들에 대한 출당 및 차기 선거에서의 공천배제 등 중징계 조치를 내리는 등 정당들이 적극적으로 구의회 정상화에 나설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대전 서구의회는 25일 임시회를 열었지만 정족수 미달로 또 다시 원구성 합의에 실패했다.
두 달째 파행이 계속되고 있지만, 단 한발짝도 내딛지 못한 채 서로의 이익과 주장만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 등 지역민들은 같은 지역구의 시의원들과 국회의원 보좌관, 시당 등을 통해 항의 및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그러나 각 당은 소속 구의원들의 잘못은 등한시하고 상대방만 탓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의장 선거의 효력을 인정하라는 주장을,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장 선거를 다시 치르자며 평행선을 달리는 양상이다.
더구나 각 당은 구의원들의 행동이 해당(害黨) 행위로 보지 않는 만큼, 징계 사유도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특히 주민들을 대신해 집행부의 정책이 제대로 이뤄지는 지 감시하고 대책을 제시해야할 의원들이 감투싸움에 두달간 개점휴업상태로 있는 것이 해당행위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은 용납하기 어렵다.
주민들이 피해를 보게하는 의원들이 해당행위가 아니라면 그 정당은 주민들을 위해 있지 않은 정당이라는 이상한 논리밖에 되지 않는다.
더구나 지난 지방선거전 기초의원 무공천을 주장하다 입장을 바꾼 양대 정당의 입장에서는 더욱 뻔뻔한 논리다. 공천을 했으면 그에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 김모씨는 “각 당이 지방자치의 독자성과 자율성을 이유삼아 스스로 해결하라는 자세로 일관하는 것은 공당으로서의 책임을 도외시하는 것”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해당 의원들에 대한 중징계 조치를 취해 감투싸움에 제 할일을 하지 않는 의원들이 다시는 정치권이나 선거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창기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도 “원구성이 정치적 협상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서구의회의 파행은 정치의 실종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구의원들의 잘못도 크지만, 그들을 공천한 책임에서 각 정당도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이번 사태로 앞으로 정당이 공천을 해서 뭣하겠냐는 비판의 여론이 거세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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