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시·도지사, “세월호 유족-여야대표 3자 대화 필요”

지도부에 유가족 대변자 역할 주문…새누리 '3자 협의체' 부정적 반응

▲ 안희정 충남지사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시도지사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돌파구 마련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권선택 대전시장, 최문순 강원지사, 안 지사.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충청권 시도지사들이 교착된 세월호 정국의 해소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역할을 촉구했다.

시도지사들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소속 시도지사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박 대통령과 여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 자리에서 “특별법 협상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이것 때문에 혹시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에게 미움을 받을까봐 (여권이) 겁을 먹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진실을 드러낼 때 대한민국이 성장하고 (대통령과 여당이) 정치 지도자로서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특히 박 대통령을 향해 “유가족과 야당, 시민들의 요구를 무조건 받으라”고 강조한 뒤 “특별법은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의 문제로 더 많이 부각될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 밖에 결정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시종 충북지사도 “세월호 문제는 야당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문제라 본다”며 “세월호 유가족은 야당 산하의 국민이 아니고 대통령 산하의 국민인 만큼, 당연히 대통령과 여당은 유가족을 적극 만나서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유가족의 대변자로서의 역할을 더 명확히해야한다는 견해도 개진됐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신속하게 결론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해결하려는 끈기도 필요하다”며 “경우에 따라 국민의 질책과 독촉도 있겠지만, 어정쩡한 사태로 끝내서는 문제가 재발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권선택 대전시장 역시 “유족의 뜻이 존중되는 선에서 해결되길 기대한다”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유족을 진정성 있게 대하고 신뢰감을 주는 게 첫번째 과제”라고 꼬집었다.

앞서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특별검사의 추천권도 유가족의 뜻을 반영할 길을 열었지만 아직도 유가족께서 부족하다고 하시니까 더욱 더 끝까지 노력을 해보겠다”며 “정부여당에 대한 유가족의 불신에서 기인한 만큼, 유족 대표와 여야 대표가 마주앉는 3자 대화가 필요한 상황으로, 여당은 3자 협의체 구성 방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현안브리핑을 갖고 “여야와 유가족이 3자 협의체를 구성해 입법을 하자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와 의회민주제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매우 위험스러운 발상”이라며 일단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