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소방차 못 가는 '67곳'… 불나면 어쩌나

전통시장·아파트 단지 등 취약지 '수두룩' 도로폭 좁고 불법주정차 등 장애물, 화재땐 속수무책

화재가 발생해도 도로가 좁거나 장애물때문에 소방차가 들어갈 수 없거나 곤란한 곳이 대전ㆍ충남에 67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진선미 의원(새정치민주당)과 강기윤 의원(새누리당)이 소방방재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전·충남 곳곳이 화재에서 소방차가 닿을 수 없는 취약 지역으로 남아 있다.

대전에서는 전통시장 및 단독주택 25곳과 공동주택 36곳이 각각 소방차 진입 불가능한 상태다. 대전중앙시장 골목과 역전시장을 비롯해 전통시장ㆍ상가지역 7곳 5.3㎞가 도로폭이 소방차 너비보다 좁거나 장애물이 쌓여 있어 소방차가 해당 구간을 통과할 수 없다.

또 옛 충남도청 뒤의 중구 선화동 일부 지역과 동구 대동 그리고 대덕구 대화동 일부는 진입로가 좁거나 경사가 심해 역시 소방차가 접근할 수 없는 화재 진압 공백상태다.

이들 대전 소방차 진입 불가지역 25곳은 행정구역상 동구에 16곳이 모여 있고, 소방서 관할 구역으로는 중부소방서 관할에 24곳이 집중돼 있다. 또 대전 아파트 중에서도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 공동주택 단지가 36곳에 달하고 있다.

진입로 및 도로가 협소한 경우가 전체의 66%를 차지해 소방차를 가로막는 가장 주요한 이유로 꼽혔다. 그 외 상습 불법주정차, 장애물 존재 등이 아파트에 소방차가 들어갈 수 없는 원인으로 나타났다.

충남 역시 소방차 진입 곤란구간 5곳이 있으며, 주거지역 3곳 상가지역 2곳으로 조사됐다. 보령 한내시장 일원과 보령 중앙시장 그리고 아산시 온양상설시장 등이 도로폭 2.5~4m에 불과해 소방차의 원활한 진입이 어려울 실정이다.

시와 도는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 곳에 공용소화기 10여 개씩 비치해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나, 큰 화재에는 여전히 취약하다. 또 아파트단지에 소방차 전용 주차구역을 지정해 주차장 바닥에 표시했으나 강제성이 없어, 화재시 소방차의 접근이 어려운 현실이다.

지역소방본부 관계자는 “골목이 좁아 소방차가 갈 수 없는 곳에 주민들이 사용하는 소화기를 비치해 관리하고 있고, 소방차 전용 주차구역과 전용차로제의 제도적 시행을 소방방재청에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내포=유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