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벽지노선 비효율성 문제 해결법' DRT사업 제동

국토부 관련법 개정 지연 탓… 택시업계 반발 등 전면도입까지 난항 예고

충남도가 농어촌버스의 벽지노선에 대한 운행 비효율성 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 중인 수요응답형교통체계(DRT) 도입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시범사업 대상지역 선정과 함께 관련 예산을 확보한 상태지만, 관련법규 개정 지연으로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21일 도에 따르면 도는 농어촌지역과 노인인구가 많은 지역에 DRT 도입을 위해 올해 초 연구용역을 완료했다. 이 용역에서는 도의 현실에 DRT가 적합한지, 어떤 시·군에 도입해야 하는지, 도입형태는 무엇을 취할 것인지 등 DRT 도입 여부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시범사업 대상지로는 부여 외산면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 당진 대호지면이 최종 선정했다. 당진 대호지면의 시범노선 선정 이유는 지자체장의 의지와 택시영업소가 없어 택시업계의 반발이 가장 적다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도는 시범노선 운행을 위해 관련 예산 1억원(충남도 3000만원, 당진시 7000만원)을 확보하고 지난 7월부터 내년 3월까지 시범노선 운행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시범노선에 투입되는 차량은 16인승 승합차로, 대호지면 주민이 이용 호출을 하면 이용객이 원하는 목적지까지 운행하는 방식이다. 도는 DRT 운행으로 버스의 공차율이 줄어들어 재정지원금도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법규가 개정되지 않아 DRT 시범노선 운행은 올스톱된 상태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는 일반버스의 경우 노선과 시간을 정하지 않으면 운행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관련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관련 규정을 개정할 계획이었으나, 세월호 사고와 수도권 광역버스의 입석금지 문제가 터지면서 전혀 손을 대지 못했던 것.

도는 시범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는 관련 법규 개정을 국토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오는 9월께나 관련 법규 개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시범노선 운행이 늦어지면서 DRT 정책이 타 시·도보다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시범노선 운행이 마무리되더라도 DRT 전면 도입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도내에 DRT가 전면 도입될 경우 수익 악화 등을 걱정하는 택시업계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

도는 시범노선 완료 후 택시업계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 시범노선 대상지를 포함 도내 전면 도입 문제를 장기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농어촌버스의 벽지노선 운행 비효율성 문제 해결을 위해 DRT는 꼭 필요하는 사업”이라며 “시범노선 운행에 필요한 관련 법규 개정은 9월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