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감]권 시장의 인사청문회 '양날의 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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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감]권 시장의 인사청문회 '양날의 칼'인가

최재헌 정치사회부장

  • 승인 2014-08-21 14:02
  • 신문게재 2014-08-22 17면
  • 최재헌 정치사회부장최재헌 정치사회부장
▲최재헌 정치사회부장
▲최재헌 정치사회부장
권선택 대전시장의 선거공약으로 알려진 '인사청문회' 도입 논란은 임기내내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초기 열세를 극복하며 당선된 권 시장에게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여성 정무부시장 임명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권 시장은 산하기관장 중 대표적인 자리인 대전도시공사 사장 임명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법ㆍ제도적인 한계로 인해 인사청문회 대신 인사간담회로 진행됐다. 그냥 통과의례식 형식에 그친, 하지 않으니만 못한 꼴이 됐다. 시장이 자신의 인사권을 내려놓고 처음으로 시도한 이번 일에 의미를 부여해달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기대가 있었던 만큼 실망도 클 수 밖에 없다.

인사청문회 도입은 권시장에겐 사실상 양날의 칼이다. 여론의 힘을 얻은 인사가 될 경우엔 더 없는 치적이 될 수 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잘못된 인사에 대한 자신에게 돌아올 여론의 칼날도 피할 수 없다.

어느 경우가 됐든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괜히 해서 분란을 일으킨다는 비판론도 있지만, 시민들에게 검증을 받는다는 취지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사실 지방자치단체의 인사청문회도입은 대전시 뿐만 아니라 인천시, 경기도, 제주도 등 다른 여러 단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이다. 준비부족이나, 법적미비, 형평성 결여 등에 따른 논란도 있다. 실제로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의 경우 현재 법적 근거가 없으며 관련 법령은 국회에서 장기간 계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의회에서도 인물검증에 필수적이라할 수 있는 금융정보 등 후보 신상 조사권, 면책특권 등 법ㆍ제도적 뒷받침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의 인사청문회 요청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거절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방의회의 여야 의원간 대립격화와 흠집내기에 따른 쓸데없는 소모적인 공방의 모습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광역단체들은 인사청문회가 정실인사의 폐해와 부실 초래를 막을 수 있고, 업무효율제고, 관피아 척결 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전문성과 도덕성, 투명성을 갖춘 인물이 임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권 시장에게 인사청문회 도입은 여러 '인사 압박'에서 벗어날 '묘수'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점까지 예상해 인사청문회를 공약으로 내세우지는 않았겠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잘한 일이다. 권 시장은 지난 선거에서 지은 빚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소속 정당이나 주변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무리 정실인사, 보은인사를 배제하겠다 강조해도 이를 곧이 곧대로 믿을 사람은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인사청문회는 상당부분 외부의 압력을 회피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시민들의 여론을 등에 업은 가운데 정실이나 보은인사가 아닌 능력있는 인사를 선택하게된다면, 시정에 강력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시민들에게도 긍정적인 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대전시의회도 법ㆍ제도적 한계를 지적하며 마치 '폭탄 돌리기'식의 모습은 지양해야 한다. 마침 오는 10월 시의회 주도의 인사청문회 도입을 목표로 하는 대책기구격인 TF팀을 구성한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자신있게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에 따른 의회차원의 적극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의회에서 시장의 인사에 대한 검증 자체는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다.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여론의 비판을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시장이 아닌 시민을 향한, 시장이 아닌 시민이 중심에 있는 청문회라면 형식이야 어떻든 그것은 성공할 수밖에 없다. 부족한 점은 개선해 나가면 된다.

반대로 의회 다수당이 대전시장과 같다고 해서 인사에 대해 밀약을 나누거나 하는 것은 시민이 아닌 시장을 향한 인사청문회가 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완벽한 청문제도라도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을 명심한다면 권선택 시장이나 대전시의원들은 인사청문회 도입이 '양날의 칼'로 돌아오지 않고, 전국의 관심을 받는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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