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정부는 지난 2006년 세종청사에 대한 개방성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차원에서 청사 내부에 4만여평의 상업용지를 조성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이에 따라 행복도시건설청은 세종청사 인근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청사 내부에 대규모로 상업용지를 지정했다. 그러나 정부가 매입한 상업용지는 향후 청사 증축 등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20일 행복청에 따르면 세종청사 부지 중심과 주변에 있는 13만2421㎡(약 4만127평)의 상업용지의 매각을 당분간 유보한다. 중앙부처의 3단계 이전과 함께 당초 정부가 계획한 세종청사는 올해 연말 모두 완공되지만, 청사 중심부의 상업용지와 공원용지 등 23만644㎡(약 6만9892평)는 당분간 통근버스 주차장과 녹지 등으로 남게 된다.
상업용지 등 세종청사의 중심부지는 앞으로 국회 분원이나, 아직 이전하지 않은 안전행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 등 다른 중앙부처의 추가 이전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정부의 세종청사 상업용지 매각 보류는 향후 국회 분원의 세종시 설치와 함께, 다른 행정기관의 추가 이전을 염두한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 역시 “앞으로 정부기관이 세종청사로 추가 이전할 때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2년 10월 서울 정부중앙청사 화재 사건 이후 국가시설 보안 문제가 불거지면서, '세종청사 내부 상업시설 조성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국정원 등을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상업용 건물이 세종청사 중심부를 차지하는 것은 이 지역의 성격과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청사 내 중심부지를 상업용지로 매각하면, 정작 세종시의 상징인 세종청사가 고층의 상업용 건물들에 가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첫마을 등 청사 외부에 있는 상업용지를 우선적으로 개발하고, 청사 내부 상업용지의 경우 시간을 두고 검토할 부분”이라며 “상업용지 부지를 당분간 주차장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지만, 향후 청사 증축과 공원 조성 등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세종청사 내 상업용지를 매입해 수도권 출ㆍ퇴근 통근버스 주차장 등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마련된 상업용지가 공무원들을 위한 통근버스 주차장으로 바뀐 것은 정부의 허술한 이전 계획 때문이라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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