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대는 우리나라 대학 가운데 영유아보육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말 대덕대가 정부세종청사 제3단계 어린이집(국세청) 운영기관 공모에서 수탁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로써 이 대학은 정부세종청사 아이온어린이집, 세종시 공립 아이누리 어린이집, 대전시립 으능정이 어린이집, 대덕대 부속 어린이집까지 모두 5개 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대덕대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공통 교육과정인 누리과정 3ㆍ4ㆍ5세 연령별 연수 위탁교육, 세종시 보육교사 보수교육 위탁교육까지 도맡아 보육의 질적 관리 및 제고에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이처럼 영유아보육에서 대덕대 역할을 커지게 된 것은 장혜자 영유아보육과 교수(영유아보육연수원장)의 비전과 추진력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장 교수는 지역 내 영유아 대모(大母)로 통한다. 이론과 현장 경험을 두루 갖춘 영유아 전문가는 드문데 장 교수는 두 가지를 모두 갖춰 이같은 평가를 받는다.
대학에서 아동학을 전공한 뒤 대덕대 교수로 부임한 2004년부터 이 대학이 수탁운영 중인 대전정부청사어린이집원장으로 전격 발탁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보육진흥원 누리과정 전문강사, 대전어린이집 교재교구 경진대회 자문위원, 한국보육진흥원 만 3~5세 누리과정 전문강사, 대전어린이회관 자문위원 등 영유아와 관련한 왕성한 활동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영유아의 목소리와 얼굴만 봐도 무엇이 필요한지 알 정도로 장 교수의 내공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또 영유아보육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어린이집 역할, 보완해야 할 점도 손바닥 보듯 훤히 꿰뚫고 있다.
장 교수는 영유아보육은 우리나라 백년대계를 짊어질 인재 양성의 시작이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그는 “0세부터 영유아보육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이 아이들이 초·중·고로 진학했을 때 잘못된 문제를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며 “영유아 시절, 인성, 발달 교육이 중요한 이유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린이집은 엄마의 품과 같은 정서적 안정을 영유아에게 줘야 한다”며 “교사들은 자신의 자식을 대하는 듯한 정서와 애착으로 영유아를 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 영유아보육 발전을 위한 제언도 마다하지 않았다.
영유아보육과 관련된 업무가 교육부와 복지부로 이원화된 것을 통합해야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장 교수의 지론이다.
이와 함께 보육교사 처우 개선도 거론했다. 장 교수는 “최근 보수 등이 다소 현실화됐지만, 유치원 교사 등과 비교할 때 아직 어린이집 교사는 처우가 열악하며 근로자 취급을 받기 일쑤다”며 “영유아보육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들어 보육에 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보육에 거는 기대도 커지고 있는데 왜 그런 것인지.
▲보육의 중요성에는 누구든 공감해왔지만,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가 무상 보육이 실현됐고 보육이 국가 주요 정책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분야가 되다 보니 관심도 기대도 커지는 것 같다. 지난 6월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1.25명으로 세계 224개국 중 219위, OECD 국가 중 꼴찌를 기록했다고 한다.
저출산의 근본적 문제가 워킹맘이 일반화 되는 가운데 보육의 어려움에서 상당부분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보육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이제 바야흐로 국가보육시대가 열렸고 벌써 1년 반이 다 돼 가는데, 국가보육은 어떠한 의미에서 중요한 것인지.
▲보육의 문제는 아기가 있는 가정이든 그렇지 않은 가정이든 온 국민의 관심사이고, 국가적 차원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중요하게 다뤄야 할 영역이다. 저출산의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경쟁력의 첫걸음에 비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육의 역할은 일차적으로 일하는 엄마들, 워킹맘들이 걱정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게 뒷바라지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일하고 싶어도 자녀 보육 때문에 일할 수 없는 여건의 엄마들이 너무도 많았는데, 이제는 국가 보육시대가 열리면서 많이 좋아졌다. 이는 여성의 경제참여 활동도 활성화 시키고, 국가 보육의 참여는 이러한 워킹맘의 경력단절 문제 해결과 자기발전, 국가 기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세계 최하위권의 우리나라 출산율의 문제도 엄마들에게 보육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리라 기대한다.
-보육에 국가가 직접 개입하는 무상보육 시대가 열렸지만, 아쉬운 점 개선할 점도 있을 것 같은데.
▲무상보육에 대한 부모들의 만족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국가가 경제적으로 자녀 양육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히 도움이 되지만, 더러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양육지원 관련 보육비를 학원비로 충당하는 등 변질돼 활용되는 경우 등이 문제다.
어린이집은 부모를 대신해 양육과 보육을 지원하는 기능을 하는데, 많은 부모님이 자녀의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것들을 부모 대신 어린이집과 보육교사가 다 해결해 주길 바라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절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무상보육 지원보다는 가계수입의 경제적 차등을 두어 차등화된 보육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때문에 무상보육 실시도 도움이 되겠지만, 아이들을 위해, 어머니들의 보육지원을 위해 좀 더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보육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보육의 중요성이 더해 가는데, 대학에서 보육교사를 길러내는 영유아보육과에 대한 인기도도 높아지는지.
▲보육교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영유아보육과에 대한 인기도 상승세에 있다. 보육교사의 역할은 보람과 자긍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다. 보육은 일차적으로 엄마의 역할, 가족의 역할을 대신하는 일이기 때문에 유아들에게 보육교사의 손길과 품은 더없이 소중한 것이다.
국가 보육시대 이전에는 열악한 처우가 커다란 어려움이었지만, 이제 직장 어린이집, 국공립어린이집, 법인 어린이집 등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 처우에 대한 만족도도 아주 높아졌다.
국가가 국공립 어린이집의 다수 설립이 어려움을 감안해 다양한 어린이집을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자격 검증한 후 국공립 어린이집처럼 지원해 주고 있어 교사들의 처우도 좋아지고 있다. 가정 어린이집도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인증받은 곳은 국공립 또는 법인 어린이집 수준의 여건이니까,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다.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와 인식이 좋아지는 만큼 보육교사를 희망하는 이들도 느는 것 같다.
-보육분야를 특성화하고 있는 대덕대가 앞으로 어떠한 보육 방향을 추구하는지.
▲이탈리아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을 올해부터 대덕대의 부속 및 수탁 운영 어린이집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을 통해 부모, 영유아, 어린이집, 지역사회, 전문가가 함께하는 보육프로그램을 실현할 것이다. 이로써 부모, 영유아, 어린이집, 교사, 원장, 지역사회, 대학이 함께 발전하는 대덕대식 보육모델을 추구하고자 한다. 부모가 가진 자녀에 대한 질 높은 보육의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것으로 기대한다.
대학의 풍부한 자원과 교수, 환경을 활용해 함께 보육발전을 일구어 갈 것이다. 영유아보육은 이젠 부모만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함께 지원하고 있다. 보육교사를 배출하는 대덕대 영유아보육과, 영유아보육연수원에서는 수준 높고 우수한 교육연수, 지역사회 어린이집 교직원들에게도 개방할 것이다.
대덕대 영유아보육과, 영유아보육연수원에 거는 지역사회와 보육인들, 부모님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정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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