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꿈 찾아주는 일로 교직 마무리”

“아이들 꿈 찾아주는 일로 교직 마무리”

[인터뷰]심황규 교장

  • 승인 2014-08-20 14:25
  • 신문게재 2014-08-21 11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행복교육 행복학교 프로젝트] 대전 가양중학교

현재 대한민국의 중등교육의 주요 관심사는 일류대학으로의 진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류대학을 목표로 하는 고등학교의 입시위주 교육은 어느새 중학교까지 영향을 미쳤고, 요즘의 중학생들은 '좋은 대학'을 위한 발판인 '좋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꿈 많고 활기 넘쳐야 할 중학생들이 그 열정을 학업에만 쏟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의 꿈과 열정을 되찾아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가양중 심황규 교장은 올해부터 실시하는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운영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다.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는 교육과정'으로 교육경력의 마지막을 완성하고 싶다고 말하는 심황규 교장의 교육철학 및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에 대해 들어봤다.

-이번 자유학기제의 목표를 설명해준다면.

▲우리 학교는 70%의 학생이 저소득계층의 자녀이고 학력도 대전 평균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학력신장에만 중점을 둔 교육은 적절하지 않다. 지역의 특수성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운영은 좋은 기회였다. 자유학기제를 계기로 아이들이 즐거운 학교, 가고 싶은 학교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그리고 참여과정에서 학생들이 저마다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었다면 그 자체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가양중만의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은.

▲2학년 1학기를 대상으로 운영된 가양중 자유학기제의 주제는 '진정한 나 그리고 나의 길 찾기 프로젝트'이다. 그에 걸맞게 진로탐색과정을 중점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되,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예술·체육 과정을 혼합했다.

진로탐색 과정은 단순히 직업을 소개하는 정도로 끝나던 기존의 수업방식을 벗어나고 싶었다. 시청, 소방서, 연구소, 방송국 등의 직업현장에 찾아가 직접 보고 듣고 느끼면서 살아있는 현장을 느낄 기회를 제공했다. 단체방문이 어려운 경우 해당 직업인을 학교로 초청해 특강을 실시했다. 그리고 체험한 결과를 스스로 정리하고 확인하기 위한 워크북을 자체개발 하는 등, 내실 있는 진로교육이 되도록 노력했다.

-자유학기제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는데.

▲실제로 자유학기제 연구학교로 선정된 후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던 점이 사실이다. 학생중심의 체험활동이 강화되고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같은 정기고사를 실시하지 않는 만큼 학력이 뒤쳐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학기제의 목적은 학생들이 성적의 부담을 벗어나 자율적으로 교과운영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오히려 정기고사는 실시하지 않았지만, 학생 활동 중심 수업과 다양한 평가방법을 도입해 수업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정기고사만이 학생평가의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단위수업 안에서 실시되는 진단평가나 형성평가 등 학습에 필요한 현실적인 평가는 강화했으며, 각 교과별 활동보고서를 중간과 기말 2회에 걸쳐 가정에 안내하여, 학부모가 학생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유학기제 성과는.

▲무엇보다 학교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학생들은 성적의 부담에서 벗어나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자신의 진로를 세우면서 학교생활에 긍정적인 인식이 생겼다. 이러한 변화를 계기로 우리 학교는 지난 7월 경기도 일산에서 열린 '대한민국 행복학교 박람회'에도 참가했다. 교육 풍토가 긍정적으로 변한 것만큼이나 큰 성과는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에게도 뜻 깊은 경험이었다. 한 사람의 교육자로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교육인생의 마지막에서 새로운 시도를 위한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정리=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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