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어디가셨나요? 대전 서구의회가 의장 선출을 포함한 원 구성 문제를 놓고 파행을 겪고 있는 가운데 19일 진행된 본회의가 정족수 부족으로 정회되자 회의장이 텅 비어 있다. 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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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회가 11번째 원구성마저 실패하면서 의원들의 구민 우롱이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벌써 41일째 파행이다. 더구나 80여분밖에 의회진행이 되지 않았는데 600여만원의 2개월치 세비를 챙기면서 '시급 500만원짜리' 의원직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대전 서구의회는 19일 오전 10시 제213회 4차 본회의를 열었지만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1분만에 정회했다. 손혜미 무소속 의원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의회밖 피켓시위를 하면서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이후 오후 2시 속개했지만 역시 1분만에 본회의를 마치고 오는 21일 오전 10시로 12번째 원구성 의결을 미뤘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법원에 신청한 '서구의회의장 재선거 무효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과가 21일 이후에나 나올 전망이어서 12번째 원구성까지는 파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한 의원은 본회의장 밖에서 시위를 벌이는 새누리당 의원을 제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맞불을 지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0일 1차 본회의 시작 이후 통틀어 1시간을 조금 넘긴 의정활동시간에 고스란히 2개월치 세비를 받아가는 의원들의 몰염치에 구민들의 분노도 높아지고 있다.
제7기 서구의회 회의록에서 지난달 10일 제212회 1차 본회의 이후 이날 213회 4차 본회의까지 회의진행 시간은 통틀어 81분이 고작이다.
이런 가운데 20일 서구의원들은 8월분 세비를 받아 7ㆍ8월 세비는 의원 1인당 무려 674만원에 달한다. 시간 당 499만원의 세비를 받는 셈이다. 올해 5210원인 시간당 최저임금과 비교하면 무려 958배에 달한다. 밥그릇 싸움에만 열을 올리는 꼬락서니에 구민들은 세비반납 목소리를 한층 높이고 있다.
세비반납추진위가 꾸려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고, 7월분 세비를 반납한 전남 신안군의회 사례가 부각되고 있다.
의원들은 서로 네탓 공방 속에 세비반납은 나몰라라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세비반납을 전제로 서명서를 공개했지만 행동은 오리무중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세비반납에 공감하지만 전체 의원이 동의해야 한다며 실질적인 세비반납에는 한발짝 뒤로 물러나 있다.
한 시민은 “1시간에 500만원짜리 의원을 선출한 것이 아니라 구민을 위해 희생하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바로세울 사람을 뽑은 것”이라며 “구민을 우롱해도 유분수”라고 비난했다.
자치구 관계자는 “다음달에는 추경 예산 의결 등 구행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의정 과정이 예고돼 있다”면서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의원들이 서구지역 전반의 모든 행정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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