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성지명소화 '플랜이 필요해'…무분별한 난개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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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성지명소화 '플랜이 필요해'…무분별한 난개발 우려

교황 방문하지 않은 시ㆍ군마저 동참

  • 승인 2014-08-19 17:47
  • 신문게재 2014-08-20 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을 계기로 충남 지자체들이 '성지 관광 명소화'계획을 쏟아내는 가운데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천주교 순교의 땅인 충남을 중심으로 대전과 충북을 아우르는 충청권 천주교 순례길과 성지에 대한 명품 관광코스 개발 등 종합적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도와 시ㆍ군에 따르면 서산시는 지난 18일 교황 방문지를 관광상품화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교황이 아시아 주교들과 만난 해미성지와 가톨릭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한 해미읍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도록 노력한다는 구상이다.

또 1000여 명의 가톨릭 신자가 순교한 해미성지와 신자들의 처형이 집행됐던 해미읍성 일대를 순교자의 길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당진시 역시 교황이 다녀간 솔뫼성지 등을 활용한 문화ㆍ관광 등 다양한 후속대책을 준비 중이다. 교황의 순방코스를 따라 관광 명소화 하겠다는 것.

교황이 아시아 청년들과 대화를 가졌던 김대건 신부의 생가지인 솔뫼성지에 기도하는 교황을 형상화한 동상을 건립하고, 아시아 청년대회를 위해 마련했던 1만8391㎡ 규모의 행사 장소에 프란치스코 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밖에 교황의 문구가 들어간 솔뫼 교황 쌀, 교황 식당 등 다양한 상품도 개발한다.

교황이 다녀가지 않은 다른 시ㆍ군들도 지역에 있는 성지를 활용한 관광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예산군은 충청에서 천주교가 처음 시작한 '여사울 성지'를, 보령시는 우리나라 유일한 바닷가 성지인 '갈매못 성지'를 관광 명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도내 시ㆍ군들의 성지 개발 남발에 따른 우려도 있다. 도내 성지에 대한 관광 명소화를 계획없이 추진할 경우 관광 시너지 효과는 떨어뜨리고 시군간 과도한 경쟁으로, 관광마케팅 효율성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교황 방문이 도내 성지에 대한 관광 명품화 추진의 계기가 되도록 성지 관광코스 개발, 농ㆍ특산물 전시 판매장 연계 등 종합적인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도내 대표적인 성지로는 당진 솔뫼ㆍ신리성지ㆍ합덕성당과 서산 해미성지, 홍성 홍주성지, 보령 갈매못ㆍ서짓골 성지, 청양 다락골 성지, 아산 공세리성당, 예산 여사울성지, 공주 황새바위성지, 금산 진산성지, 천안 성거산성지 등 모두 13곳이 자리하고 있다. 도 관광부서는 천주교 순례길을 관광명소화 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 중인데, 10월 말께 밑그림이 완성된다.

도 관계자는 “시ㆍ군에서는 성지 위주로 관광 명소화 계획을 내놓고 있는데, 대전과 충북을 연계한 순례길과 성지 등을 종합한 계획이 필요하다”며 “내년에는 관광객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담은 스토리 북 형태의 책자 개발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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