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세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이유와 국세 행정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향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최경환 부총리와 임 후보자가 대구고 선후배인 것을 비롯해, 대통령과 4대 사정기관이 모두 영남 출신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임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출신 지역과 임용 직급이 무엇이든 탕평인사로 조직 대화합을 도모하겠다”며 “열심히 일하면 누구든 최고위직까지 갈 수 있게 희망사다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박맹우 의원은 “지난해 세입예산이 9조원이 펑크났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부진하다”며 “할 일은 많고 세입예산은 부족하고 비상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세청 차원에서 세수확보에 대한 복안이 있냐”고 질의했다.
같은 당 박덕흠 의원이 질의한 공약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임 후보자는 “역외탈세와 대기업·대자산가의 고의적 탈루에 대해 역점을 두고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여론이 악화된 측면도 있지만 신중하고 조용하게 처리해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세정을 펼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문헌 의원도 “성실 납세의무를 돕기 위해선 신뢰가 있어야 한다. 세무조사의 목적이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고 질의한 것에 대해 임 후보자는 “세무조사는 수술하는데 필요한 치유의 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임 후보자는 “올해 세수는 여건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얼마 남지 않았지만 법인세와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 성실신고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야당의원들은 임 후보자의 세풍사건과 박근혜 정부의 경제팀과 국세청 고위공무원들의 출신의 대부분이 TK라는 점을 들어 인사편중에 따른 표적 세무조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관영 의원은 1997년 세풍사건 당시 청장이었던 임채주 전 국세청장이 한나라당 대선자금을 불법 모금했던 사실과 임 후보자가 임 청장을 보좌했던 사실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김 의원은 “임 후보자가 사무관일 때 1년 반 정도 임 전 청장의 비서관으로 일했고, 잠시 청장실을 떠났다가 복귀해서 1년을 더 일했다”며 “이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참고인 조사를 받은 적이 있냐”고 따졌다.
같은 당의 박광온 의원도“직속상관으로서 책임을 졌냐. 후보자가 청장 취임 후 이런 관행들을 잘 척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 후보자는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 조사를 받은 기억이 없다”며 “당시 30대 초반의 사무관이었다. 그런 중요한 정치적 문제에 대해 전혀 몰랐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국세청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하면 안된다는 '타산지석'으로 삼겠다”고 답했다.
홍종학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도 대구 출신”이라며 “최 부총리는 임 후보자의 고등학교(대구고) 선배”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대구 출신 대통령, 경제수석, 기재부 장관, 국세청장이라는 구조 하에 표적 세무조사가 가능한 것”이라며 “4대 사정기관장도 모두 영남이다. 중간에 누구라도 반대하면 (표적조사가) 안 되기 때문에 이렇게 인사하는 것 아니냐”라고 몰아 붙였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2000년 이후 국세청 고공단 승진 인원 120명 중에 절반 가까이가 영남”이라며 “임 후보자가 최 부총리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라는 얘기가 있기 때문에 이후 청장이 되면 지역균형인사에 신경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김재수 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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