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서울시, 경기도 등지에선 자사고를 둘러싸고 교육부와 교육청, 교육청과 일선 학교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 재지정 평가가 예정된 광주 숭덕고는 지난 15일 학부모총회를 열고 스스로 자사고 포기를 선언했다. 숭덕고가 내년 신입생 모집에 자기주도적 전형으로 우수 학생을 선발을 꾀했지만, 광주교육청이 이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더는 자사고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광주교육청은 숭덕고 통보에 따라 '자사고 철회' 절차를 밟을 계획이지만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대규모 전학 등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에선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올해 평가 대상인 자사고 14곳을 종합평가해 오는 10월 지정 취소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자사고 평가는 지난 6월 끝난 것으로 재평가는 교육감 재량권을 벗어나는 행위로 규정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경기교육청은 안산동산고에 대해 지정 취소 의견을 제출했지만, 교육부는 '부동의' 입장을 밝혀 도교육청 계획을 무력화시킨 바 있다.
이처럼 올 지방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을 중심으로 자사고 재지정을 둘러싼 갈등이 광풍처럼 번지고 있다. 서열화 교육을 없애려는 진보 진영 논리와 일방적 자사고 취소를 막으려는 교육부 생각이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대전 지역 자사고 3곳은 이같은 갈등이 몰고 올 파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대전여고와 대성고가 지난 2010년 지정돼 이듬해부터 자사고 신입생을 받았으며 내년 학교 운영 전반에 대한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다. 2년 전 자사고로 지정된 대신고는 재지정 평가까지 다소 여유가 남아 있다. 지역 자사고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자사고와 관련된 교육정책 변화 탓에 자칫 학교운영에 돌출변수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최근 자사고 재지정과 관련된 갈등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감지되고 있다.
애초 교육부와 교육청이 적극 권장, 자사고로 전환했는데 이제 와서 흔들리는 모습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역 자사고 걱정과 관련해 대전에서는 당분간 큰 정책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설동호 교육감이 보수 성향인데다가 내년으로 예정된 첫 자사고 재지정 평가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지역 내 자사고를 폐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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