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외부 벽면에는 1등 엠블럼 4개가 붙어있다. 추첨일 하루 전인데도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가게 안은 명당의 기를 받아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반면 비슷한 시간의 또 다른 중구 로또 판매점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가게 외부에 당첨을 홍보하는 문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주인 최모씨는 “로또 명당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점차 손님이 줄고 있다”며 “1등이 나왔다고 거짓으로 홍보할 수도 없고, 손님도 줄다보니 당첨확률이 더 낮아져 답답하다”고 말했다.
로또 판매점 간의 수익 차이가 극심해지자 정부가 '로또 명당' '1등 당첨' 등 각종 광고물 게재를 금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로또 판매점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로또당첨 광고 금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정성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로또 판매점 간 양극화 현상을 지적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1등 판매점과 꼴지 판매점 간 수익은 2909배나 차이가 났다. 당시 1위 판매점은 8억4376만원 수익을 낸 반면, 꼴찌 판매점은 29만원에 불과했다.
로또 출범 당시 9845개에 달했던 판매점 수는 올해 6월 기준 6056개로 40% 가까이 줄었다.
'로또명당'을 운영 중인 이모씨는 “당첨점으로 알려지면 단골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많은 손님들이 찾아온다”며 “건물 외부에 붙어있는 당첨 홍보물을 보고 오는 손님들도 많은데 광고가 금지되면 매출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라고 걱정했다.
반면 로또 당첨자를 배출하지 못한 로또 판매점 김모씨는 “1등 광고물이 붙어 있는 가게에 손님들이 몰리는 것 보면 우리 가게손님이 1등 당첨 되라고 내가 고사를 지내야 할 판”이라며 “당첨 홍보물이 없어지면 꼭 '명당'을 찾는 손님은 없어지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안으로 복권 운영·정비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16일 추첨한 611회 로또 당첨자 4명 중 3명이 충남 예산·천안, 충북 충주에서 구매했으며, 610회 로또 1등 당첨자 4명 중 1명이 대전시 대덕구 대화로또판매점에서 나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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