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중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상연설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한국을 처음으로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공식환영식 및 면담 후 가진 환영연설에서 “저와 우리 국민은 이번 교황님의 방한이 오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한반도에 희망의 통일시대를 열어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의 최고 지도자인 교황님의 방한은 한국 천주교와 우리 국민에게 큰 축복”이라며 “교황님께서 아시아 지역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데에는 한국 천주교회에 대한 교황님의 각별한 애정과 함께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정신을 심어주고자 하는 뜻이 담겼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남북 분단과 한국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오랜 세월동안 큰 상처를 주었다”며 “한국 천주교도 북한 지역의 교회재산을 몰수당했고 수많은 성직자와 수도자들은 납치되거나 목숨을 잃었다. 이제는 이런 아픔의 역사를 딛고 진정한 남북화해와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갈 때”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국민은 세월호 사고의 아픔과 젊은 병사들의 죽음으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이번 교황님의 방문으로 우리 국민의 마음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박 대통령에 이은 연설에서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게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면서 “정의는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 협력을 통해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의는 상호 존중과 이해와 화해의 토대를 건설하는 가운데 서로에게 유익한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 가겠다는 의지를 요구한다”며 “우리 모두 평화 건설에 헌신하며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평화를 이루려는 결의를 다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 계층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면서 “그들의 절박한 요구를 해결해 줘야 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인간적, 문화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계속 강화되기를 희망하며, 오늘날 절실히 필요한 '연대의 세계화'에서도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연대의 세계화는 모든 인류 가족의 전인적인 발전을 목적으로 한다”며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모든 한국인에게 복을 내려 주시기를 빈다”고 기원했다.
서울=김대중 기자 dj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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