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신검 중에 특정 질환이 의심된다며 일반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오라는 병무청 측의 말에 곧바로 친구가 의사로 있는 종합병원으로 갔다. 평소 문제없이 건강했던 터라, 혹시나 해서 CT 등 가능한 모든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결과는 정상이었다.
그러나 진단서를 받다가 깜짝 놀랐다. 진료비가 50만원을 넘었기 때문이다. 이유를 물었더니, 병무청에 제출하는 병사용 진단서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그렇다는 답변을 들었다.
A씨는 “국방의 의무를 하기 위해 신검을 받다가 병무청에서 요청한 검진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단을 받았는데, 비보험이라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신분이 군인이 아니라 일반인임에도 병무청에 제출한다는 이유만으로 병사용 진단서를 발급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건강보험(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병사용 진단서가 자식을 군에 보내는 부모에게 이중 부담이 되고 있다. 징병검사에서 정확한 신체등위 판정을 위해 병사용 진단서 제출을 요구받고 있으나, 검진비용은 고스란히 개인 부담으로 남아 있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국방의무에 따라 대한민국 남성은 19세부터 병무청의 신체·정신검사를 받고 있다. 심리검사와 신체검사, 적성분류 등 징병검사를 거쳐 현역으로 입영할 신체등위 1~4급부터 제2국민역 또는 병역면제, 재신체검사에 해당하는 5~7급으로 구분된다. 징병검사 대상자 대부분이 지역병무청 징병검사장에서 자체 진단장비와 징병전담 의사의 검진으로 신체등위가 판정된다.
다만, 징병검사 과정에서 본인에게 질환이 있거나, 1차 징병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오면 재검사가 이뤄지고, 이에 앞서 신체등위 판정에 참고할 용도로 병사용 진단서 제출을 요구받거나 자발적으로 제출하게 된다.
문제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한 징병검사 과정에 진단서 제출을 요구받았을 때 검진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과거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거나, 입원 또는 장기간의 치료가 있었던 진료기록 발급은 그나마 비용부담이 적은 편이다. 징병검사 이상소견으로 지정병원에서 의료장비를 이용해 몸을 검진한 경우 의료보험 미적용으로 비용이 많게는 100만원을 웃돈다.
때문에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징병검사 대상자의 의료검진에 보험을 적용하고 병무청의 검진장비를 확충해 병사용 진단서 요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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