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끄러운 기초의회 자화상 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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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끄러운 기초의회 자화상 씻자

  • 승인 2014-08-12 18:25
  • 신문게재 2014-08-13 17면
지난 11일부터 3회에 걸쳐 본보에 연재된 '시들어가는 풀뿌리 민주주의' 시리즈는 대전지역 기초의회의 부끄럽기 짝이 없는 자화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민선 6기 기초의회가 출범 2개월째로 접어들었지만 원구성조차 못한 채 밥그릇싸움으로 시간을 보내는 모양새다. 특히 서구의회의 경우 여전히 한심한 작태만 보여주고 있어 주민의 원성이 적지 않다.

기초의회의 파행은 고스란히 지역민의 피해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원구성이 제대로 진행돼야 각종 조례 개정 등을 제때에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구청의 일부 행정 마비를 가져오기 십상이다. 이런 가운데 서구 의원 20명은 지난달 의정활동비로 의원 1인당 337만 여원씩 총 6751만 여원의 의정활동비를 받아 챙겼다. 자기 주머니 챙기는 것은 하나도 빠뜨리지 않는 의원들의 모습이다.

사실상 지난 '6ㆍ4지방선거'에서도 기초의원 선거는 '깜깜이선거'나 다름없었다. 정당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선택을 받고 당선된 기초의원이 대다수라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선거에 따른 공약조차 제대로 만들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기초의회를 아예 폐지하자는 폐지론이 공공연히 거론되는 이유인 것이다. 실제로 월평동과 둔산동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기초의회 폐지 등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아울러 기초의회 폐지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지만 기초의회를 무보수 봉사직으로 돌려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20년을 넘긴 기초의회가 생활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긍정적인 기능에도 불구하고 서구의회와 같이 원구성 조차 못하고 시간만 보내는 한심한 작태 등으로 인해 '예산낭비'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는 실정이다. 기초의회에 대한 지역민은 물론 국민들의 평가가 바닥을 기는 바람에 이미 지난 2009년 여야는 기초의회 폐지에 합의해놓고도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인해 흐지부지돼 오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기초의회가 폐지될 때 폐지되더라도 이미 지난 선거에서 선출된 만큼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선거에 출마해 평가를 받고 의원이 된 사람들의 의무인 것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입으로만 강조하지 말고 몸소 실천하는 의원들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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