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적인 전망부터 먼저 하면 선진국 경기 회복으로 중소중견 기업이 수출에 한 몫 하는 상황이다. 내수 활성화 한계의 해법을 수출에서 찾아볼 만하다. 하지만 효과는 수출 증가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스며들 때에 한해서다. 강한 중소기업이 적은 환경에서 단순히 수출기업화가 내수 침체 극복의 효과를 거둘지가 의문인 것이다.
실제로 수출 증가에 비례한 일자리 창출을 나타내는 수출 고용유발계수도 예전 같지가 않다. 수출에 한정해서 보면 내수시장에 머무는 중소기업의 수출기업화보다 대기업을 통한 수출이 빠를 수 있다. 그걸 감수하는 만큼 수출기업에 대한 판로 지원 등에 적극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관련 세제 혜택 지원, 초짜 기업을 위한 수출 맞춤형 지원은 필수다.
특히 지금은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한껏 가중된 시기다. 이럴 때 이론과 대책은 환상에 그치거나 정반대로 빠져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수출이 늘어도 소비와 고용이 그대로면 수출기업에만 돈이 쌓일지 모른다. 낙수효과에 대해 “이 가설은 사실로 확인된 적이 없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언급은 경제학자의 치밀한 이론보다 울림이 있다.
내수 기반이 없이 수출에만 매달리는 경제 선진국을 찾기 어렵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경제는 양적인 성장 못지않게 질적인 성장이 중요하다. 게다가 경제는 내수와 수출의 균형 잡힌 두 바퀴로 가는 법이다. 12일 내놓은 낙수효과 대책이 주로 내수 회복을 지칭한다는 측면에서 결국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중소중견기업들이 절반만 살아남는 수출기업 2년차 징크스 극복도 관건이 아닐 수 없다. 성장동력이란 측면에서 수출기업화는 수출 지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체질 개선 기회로 삼으라는 뜻이다. '체력'이 약한 지방 수출 중소기업일수록 발굴했으면 '떡잎 키우기'를 잘해야 한다. 피부에 와 닿는 정부 지원책을 촉구하는 이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