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야당의 재협상 결정은 명백한 합의 파기이며,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현재 민생경제 상황이 위중하고 유가족들의 슬픔도 충분히 공감하지만, 법과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세월호법 원칙 처리를 재확인했다. 새누리당은 12일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다시 협상을 하기로 결정한 것을 사실상 파기한 것으로 규정하면서 협상권을 이완구 원내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협상과 관련해 긴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박대출 대변인이 전했다.
박대출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새정치연합의 어제 의원총회 결과에 대해서는 양당 원내대표 합의를 사실상 파기한 것으로 본다”며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세월호 특별법 협상 파기와 관련 “대단히 당혹스럽다”면서 “과연 이렇게 해서 우리가 얻는 게 무엇이며, 이 나라 정치가 어디로 가는가, 민주주의 근간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형사법의 근본철학이 자력구제의 금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피해를 받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심판하고, 기소하고, 수사한다면 이것을 문명사회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향후 유사한 사건이 벌어졌을 때 계속 이렇게 할 것인가. 이것은 우리 사회, 오늘의 문제이지만 내일의 문제이기도 하다”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집권여당으로서 우리가 국정을 책임지고 있지만, 또 다른 미래의 우리 후대들이 이 문제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저는 역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은 당대 한 시대의 정치인으로서 이 문제에 대한 고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11일 격론 끝에 세월호법 재협상을 결의했으며,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향후 협상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여야 원내대표의 협상을 사실상 파기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이 상황을 정리하지 못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158석을 가진 새누리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표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야당에서 새누리당에게 이 상황에 대한 정리와 대승적 차원의 양보, 이런 것들을 다 해준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불만족을 여야가 지금은 서로 추구하고 생각할 시점”이라며 “절대적 만족을 서로 가지면 좋겠지만, 지금의 상황 자체가 절대적 만족을 갖기는 어렵고 균형적 불만족을 가지면서 이 정국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어쨌든 집권 여당이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예정한 여야 원내대표 협상과 관련해서는 “이제 야당이 할 일이 없지 않느냐”며 “이제까지 야당이 국회를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제가 정국을 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초 이 원내대표와 박 위원장은 전날 소득 없이 끝난 주례회동에 이어 이날 다시 만나기로 했으나, 현재로서는 회동 여부가 불투명하다.
한편,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재협상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세월호특별법의 13일 국회 본회의 처리와 오는 18~21일 예정된 세월호 국조특위 청문회의 개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핵심 쟁점인 특검 추천권을 놓고 여야 의견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두 원내대표가 만난다고 해도 쉽게 합의점을 찾을지 불투명한 상황으로 여야가 특단의 결단을 내리지 않는 한 '세월호 재협상' 대치 정국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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