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종청사 인근지역의 경우 아파트와 상가, 도시형 생활주택 등의 과잉공급현상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더불어 청사 주변에서 비싼 임대료를 내며 장사를 하는 상인들 역시 큰 소득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세종시 부동산 시장은 최근 침체국면을 맞으며, 전셋값이 1년 전에 비해 절반가량 떨어지고 아파트 프리미엄마저 사라지는 등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업무시간 이후 세종에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통근버스는 지역민들 입장에서 반대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지난 2012년 1단계 이전을 시작으로 올해 세종청사 입주 3년차를 맞았지만, 아직도 수도권 통근버스가 33개 노선(7월 말 기준)에 요일별로 67~92대가 운행되고 있다.
세종청사관리소에 따르면 올해 공무원 통근버스 예산 100억원이 9월 중 소진될 것으로 예상돼 예산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다. 통근버스 운행 예산은 세종청사 이전 첫해인 2012년에는 9억여원, 지난해에는 83억여원이 투입됐고, 올해는 100억원을 넘기며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여전히 수도권에서 출ㆍ퇴근하는 공무원들이 많다는 의미다. 여기에 올해 연말 중앙부처의 3단계 이전을 앞두고 있어, 통근버스 운행 예산은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긴축재정'을 핑계로 각종 지역 현안사업을 축소ㆍ연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종청사 통근버스 예산 증액은 행복도시 건설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강조되고 있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는 세종청사 출ㆍ퇴근 통근버스 예산 증액에 대해 세종시 조기정착과 정상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지난달 말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 상태다.
시민연대는 “올해 정부부처 이전 완료 이후 내년부터 민간부문 투자 활성화를 통한 생활편의시설 조성과 정주여건 개선, 자족기능 확충이 절박한 시점에서 출ㆍ퇴근 버스운행은 민간부문의 투자심리까지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첫마을 등 세종청사 인근지역 아파트 매매가와 전셋값이 떨어지는 것은 신규 아파트 분양과 입주물량이 넘쳐나기 때문”이라며 “세종시가 진정한 '명품 행정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공무원 통근버스를 줄이고, 세종시 정착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박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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