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쓸쓸한 정계은퇴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상임고문이 3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정계은퇴를 전격 선언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손 고문은 7ㆍ30 경기 수원 병(팔달)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연합뉴스 제공] |
새정치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졌다. 모든 책임을 안고 공동대표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백의종군의 자세로 새정치민주연합이 부단한 혁신을 감당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대표도 “선거 결과는 대표들의 책임”이라면서 “제대로 잘했으면 좋았겠다. 평당원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사퇴를 발표하기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의 사퇴 의사 표명 이후 최고위원단도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기로 의결했다. 주승용 사무총장 등 주요당직자들도 사퇴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26일 야권 통합으로 출범한 제1야당 새정치연합의 '김ㆍ안 투톱 체제'는 내년 3월까지인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불과 4개월여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아울러 새정치연합은 비공개 회의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의 구성 등에 관한 당헌 부칙 개정의 건을 의결하고 해산했다.
이와과련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사의를 표했고 이에 따라 최고위원들도 모두 같이 사퇴하게 됐다”며 “당헌당규에 따라 박영선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향후 당을 이끌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대표직무대행을 수행하면서 비대위 체제 전환 등을 통해 선거 참패 후 당 분위기를 쇄신하고 당 재건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여지며 현재로선 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을 공산이 큰 상황이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번 주말까지 당 상임고문단, 선수별 의원들, 전국 시도당위원장과 비상 회의를 갖고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다음달 1일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대표 직무대행 보좌기구를 구성하고 비상대책위 구성 등 당내 수습책과 세월호특별법 처리 등 원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와함께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이날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정계은퇴 선언을 했다. 손 고문은 “이제 모든 짐을 내려 놓겠다”면서 “정치 생활을 하며 얻은 보람은 간직하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가는 국민의 한 사람이 되겠다”고 은퇴 의지를 밝혔다.
손 고문은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시민으로 돌아가는 만큼 별다른 일정은 없다”며 “여행을 할 수도 있고,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잠을 자거나 책을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손학규 고문은 7ㆍ30 경기 수원 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손 고문은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안철수, 문재인, 안희정 충남지사 등과 함께 차기에 도전할 잠룡으로 분류돼 왔지만 자신의 정치적 근거지라고 할 수 있는 경기도 수원에서 정치신인 김용남 후보와 맞붙어 고배를 마시자 대중정치인으로서 한계를 절감, 정계은퇴를 결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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