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ㆍ30 재보궐선거가 전국 15개 지역에서 치러진 가운데 새누리당이 압승했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야당의 텃밭인 호남지역의 광주 광산을과 전남 나주ㆍ화순, 담양ㆍ함평ㆍ영광ㆍ장성 등을 제외하고 부산 해운대ㆍ기장갑과 울산 남구을, 수도권 대부분과 충청권에서 이겼다.
특히, 중원이자 여야의 전략적 승부처로 부상한 충청권에서 새누리당은 대전 대덕구를 포함 3개 선거구 모두를 석권했다.
대전 대덕에선 정용기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순 후보를 꺽었고, 서산ㆍ태안에선 김제식 후보가 조한기 후보를 예상밖의 큰 표차로 앞섰다.
충북 충주에선 직전 충주시장 출신의 새누리당 이종배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한창희 후보를 상대로 초반부터 우위를 지키며 여의도에 입성했다.
전국적으로는 서울 동작을에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야권연대로 최종 후보가 된 노회찬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으며 '왕의 남자' 대결로 전국적 주목을 끌었던 전남 순천ㆍ곡성에선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서갑원후보를 제치는 이변을 보였다. 또 수원 병(팔달)에서는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후보를 이겼고, 경기 김포에서는 새누리당 홍철호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김두관 후보를 제쳤다.
이같은 결과로 인해 새누리당은 지난 14일 새롭게 출범한 김무성 대표 체제가 안착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세월호 참사 여파로 위축됐던 당세를 회복하고 동시에 원내 과반수 의석을 유지하면서 향후 정국을 주도하는데 유리하게 됐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예상 밖의 큰 차이라 놀랍지만, 절박함의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자만하거나 안주하지 말고, 이번 민심이 보여준 선택에 부응하도록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과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석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은 당 안팎에서 김한길ㆍ안철수 공동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점쳐진다. 공천 과정에서부터 적잖은 잡음이 제기됐던 터라, 이번 보궐선거의 패배는 두 대표의 지도력에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세월호 문제를 놓고 연일 제기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책임 드라이브도 다소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보인 민심의 결과를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야당다운 야당, 여당과 정부의 잘못들에 대해 제대로 견제하는 야당의 면모를 갖추는데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충청권에서는 새누리당이 자당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를 수성하며 지난 6ㆍ4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4석을 모두 내줬던 패배 의식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고, 차기 총선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게 됐다.
반면 지역 정국 판도 변화와 차기 총선을 향한 교두보를 기대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보궐선거에서의 패배로 현재의 위치를 유지하는 수준에 그쳤다.
다만, 일각에선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의 시ㆍ도정 운영이 여당 국회의원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게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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