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술병을 들고 다니며 음주를 즐기고, 그 병은 아무데나 던져버리며, 내국인들의 휴식공간에도 불쑥 불쑥 끼어드는 등 추태가 만연하지만, 경찰과 해경, 지역 공무원들의 제제도 통하지 않은 채 어르고 달래는 것이 보편화 돼 있다.
30일 보령시 등에 따르면 올 해 머드축제 행사장을 비롯해 대천해수욕장에는 29만여 명의 외국인이 방문했다. 지난 해에는 24만여 명이 찾았고, 다수의 해외 언론에도 소개되는 등 대천해변은 그야말로 세계인이 찾는 휴양지가 됐다.
대천해변은 수영복만 입고 머드를 잔뜩 바른 채 식당에서 밥을 먹는 등 흥미로운 모습의 외국인들을 사방에서 볼 수 있어 이국적인 느낌마저 든다. 예전엔 초청하는 외국인이 많았지만, 최근엔 여행사에서 머드축제와 연관해 모집하고 있다. 기존 무박 방문이 주를 이뤘던 것이 올해는 펜션이나 민박집 등을 임대해 일정기간 체류했다 가는 형태로 변해 지역민들에게는 효자손님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지혜롭게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있다. 문화가 다른 탓인 지 아침이든 점심이든 과한 음주에 내국인들에게 삐딱하게 다가오는 행동은 불쾌함을 넘어서 큰 위협으로 느껴진다.
실제 대천해변을 가보면 외국인들은 마치 해변 전체가 '클럽'인 양 항상 취한 채 술병을 들고 있었으며 바다에 술병을 버리거나 우르르 몰려다니며 하이파이브나 포옹을 요구하는 등 거칠게 다가왔다.
한국말은 통하지 않고, 힘은 세고 해양경찰 등의 지적도 언어불통을 이유로 무시하기 일쑤였다. 작년 7월에는 참다못한 국내 청년들과 술에 취한 외국인 20여 명이 편싸움을 벌여 외국인들이 다치기도 했다.
올 해도 역시 한 행사장에서 아침부터 술에 취해 괴성을 지르는 외국인들이 내국인 청·장년들에 의해 어르고 달래져 다른 장소로 이동됐다. 이들은 밤이면 삼삼오오 모인 가족이나 대학생들의 자리에 불쑥 끼어들어 술병을 부딪치기도 한다.
머드축제는 끝났지만 대천해변에서는 다음 달 말까지 다양한 대규모 축제가 계속되는 만큼 상업성만을 위한 무분별한 외국인 봐주기는 없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령시 관계자는 “커다란 덩치의 외국인들이 몰려다니며 위협적인 요소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경제에 큰 보탬도 되는 만큼 대응에 항상 고민이다”며 “앞으로 이어지는 행사에서 질서유지를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내포=유희성·보령=양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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