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표현물 단순 유포, 국가보안법 적용 안돼”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있는 게시물을 이적목적 없이 복사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는 이유만으로는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30일 대전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권희)는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조모(54)씨에 대해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조씨는 2011 5월께 이적표현물 6편을 자신의 블로그에 복사해 게시하는 등 2012년 5월까지 이적성 표현물 84건을 인터넷을 통해 퍼나르고 이적성 동영상 이메일을 송ㆍ수신한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도 이씨가 블로그에 올린 표현물의 내용은 대한민국의 존립ㆍ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공격적인 것으로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봤다.

반면, “이씨의 블로그에는 22개 범주에 3500개의 자료가 게재돼 있고 북한 체제나 정권의 우월성 찬양한 84건과는 무관하거나 오히려 반대 취지의 내용의 자료들도 상당수 포함됐다”며 “다른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에서 내려받거나 옮기는 이외에 적극적으로 자신이 글을 작성하거나 자료를 스스로 만들어 댓글을 남기는 등의 행위는 하지 않았다”며 무죄 판단의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이씨가 게시한 이적표현물의 내용과 범행, 이적 사이트 다수 접속 내역 등에 의하면 피고인에게 이적목적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며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이적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