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선거운동 과정의 재보선 판세는 경합지역이 늘어나 예측불허의 초접전이 점쳐진 지역이 많았다. 여야는 서울 동작을, 수원 3각벨트와 정치적으로 '중원'으로 통칭되는 충청권에 당력을 집중했다. 야권 단일화와 유병언 부실수사 등에 가려 상대적으로 지역 공약은 시들했고 공약 재탕 논란까지 또 불거졌다. 지방선거 공약과 겹치는 등 후보 간 차별성은 사실 별로 없었다.
대전 대덕의 도시철도 해법, 서산ㆍ태안의 공통 화두인 유류 피해 문제 등 이슈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의혹 제기와 약점 잡기에 더 골몰해 단점이 적은 후보를 뽑는 선거라는 자조적인 평가를 들어야 했다. 어떻든 정책이나 공약을 놓고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한 또 하나의 선거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과반수 의석 유지와 차기 총선 교두보를 놓고 접전을 벌인 충청권 3곳 모두 19대 총선에서 여당 의원이 당선된 지역이었다. 6ㆍ4 지방선거에서는 야당이 충청권 광역단체장 4자리를 모두 가져왔다. 선거 단골 메뉴인 '힘 있는 여당'과 '정권심판론' 중 어느 쪽이 선택받을지 더욱 관심사다.
하지만 이처럼 판이 커질 대로 커져 고지전, 참호전에 비유되는 치열함에 비해서는 투표율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휴가철이고 선거 피로도가 겹친 점을 들기도 한다. 여러 변수 속에 중앙당 대리전처럼 흐르긴 했다. 그래도 내 한 표가 지역 미래를 결정한다는 순수함으로 돌아가야 한다. 여야 승부처이기 전에 지역 유권자의 표심이 집결된 것이 선거다.
높은 투표율은 투표 참여 비율에 따른 승패의 유ㆍ불리가 아닌 민주주의의 기본에 관한 문제다. 높은 사전투표율로 본선거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일부 예상을 뒤집고 투표율이 치솟도록 해야 한다. 오리무중 판세를 끝내는 것은 유권자의 손이다. 전국 15곳, 특히 충청권 3곳에서 투철한 유권자 의식이 발휘됐으면 한다. 투표는 신성한 권리이고 의무임을 잊지 않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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