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교에선 학생지도나 각종 서류업무 등 정규 교원들이 꺼리는 일을 기간제 교사에게 떠맡기고 있으며 학생들 사이에서도 이들을 '쌤'으로 인식 하려 들지 않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근무 기간은 계약 기간에 따라 적게는 몇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대부분 여자 교사들의 출산에 따른 대체 근무 차원의 '땜방 근무'가 많다. 일부 도심 외곽 학교에선 전체 교사의 30% 가량이 기간제 교사들이 근무해 논란이 일고 있는 등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교육당국은 예산 문제로 풀(POOL)교사를 확보하기 힘들어 기간제 교사를 쓴다고 했다.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본보는 정규 교사와 같은 일을 하면서도 '기간제'라는 세글자 때문에 적잖은 차별을 받는 이들 교사의 명암을 3차례로 나눠 짚어봤다.<편집자 주>
기간제 교사들은 정규 교원의 일시적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임용시험 없이 한시적으로 임용된 교사들이다.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초ㆍ중ㆍ고 각급 학교에서 출산, 병가 등의 이유로 교원 결원이 생길 경우 기간제 교사를 채용한다.
현재 대전 지역 기간제 교사(중등)는 7199명 가운데 825명으로 11.5%에 달한다. 충남 또한 기간제 교사(중등)는 1254명으로 정규 교원(9181명)의 13.6%를 차지하고 있다.
10명 중 1명이 기간제 교사인 것이다. 학교 교사 정원의 30% 가량을 기간제 교사가 맡고 있는 곳도 있다. 전체 교원 숫자는 늘리지 않고 기간제 채용으로 인력을 메우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급 학교에 비정규직 교사들이 늘면서 교육의 질이 저하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적지 않다.
자리를 비운 정규교사를 대신해 수업과 교육행정 등 제반 업무를 승계하지만, 계약직의 한계로 교단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서다. 또한, 정규교사들의 담임직 기피 현상이 나타나면서 결국 학교에서 '을'의 입장인 기간제 교사들이 힘든 담임업무를 떠 안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매년 12월이 되면 재계약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스트레스로 업무에 100% 매진할 수 없는 점도 기간제 교사의 설움 가운데 하나다. 사립고 기간제 교사 A씨는 “기간제 교사 임용권을 학교가 갖고 있어 학교장 등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기간제교사와 정교사의 차별은 은연중에 만들어 지는 것 같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기간제 교사 B씨는 “아무리 열심해 해도 알바 수준으로 밖에 알아주지 않는데다 임용고사 때에 가점을 주는 등의 혜택이 없기 때문에 실력 있고 젊은 교사들이 잠시 머물다 떠나는 등의 문제점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전의 한 고교 교장은 “기간제 교사라는 명칭 자체를 바꿔야 한다. 교사들 스스로 이 명칭 때문에 자괴감 내지 상처를 많이 입는다”며 “이들도 교육의 주체인 만큼 교육가족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제도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주영ㆍ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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