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적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지만, 선발이 경기 초반부터 10실점 이상을 하고, 수비 실책까지 더해지며 대패하는 모습을 보는 팬들의 가슴에는 구멍이 뚫리고 있다.
한화는 최근 10경기에서 6승4패를 기록했다. 이 기록만으로는 승률이 6할에 달한다. 홈에서 가진 기아전에선 2연승을 거두며 올 시즌 첫 스윕(3연전 전승)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기아와의 3차전에선 선발로 나선 송창현이 1.2이닝 동안 무려 4개의 홈런을 내주며 10실점(9자책)을 허용하면서 치명적으로 유린당했다.
선발이 채 2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내려가자 최영환이 대신 나섰지만 역시 3회에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허용하면서 2실점을 내줬고, 순식간에 12점차로 벌어졌다.
추격에 나선 한화는 3회말 이학준의 적시타 등 안타 4개와 볼넷 2개, 상대 실책 등으로 5점을 따냈지만, 더이상의 추격은 하지 못했다. 그리고 한화의 방망이가 9회까지 침묵하는 동안 불펜은 기아에 연속 실점을 하면서 결국 5-17이라는 큰 점수차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나마 전날 퇴출한 케일럽 클레이 대신 새로 영입한 용병 투수 타투스코가 기아의 타선을 원천 차단하며 첫 승을 챙기며 한화 마운드의 버팀목이 될 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화의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하다. 경기 초중반 상대 타선을 압도하며 불방망이를 마음껏 휘두르게 만들만한 선발은 여의치 않고, 불펜은 선발보다 더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실책도 '독수리의 비상'을 가로막고 있다. 지난 23일 한화는 NC와의 주중 3연전에서 6년 만에 맞은 5연승의 기회를 실책 때문에 살리지 못했다. 이날 3회초 정범모와 이학준의 실책이 잇따르면서 생각지도 못한 점수를 내줘야 했다. 선발투수 이태양은 이런 수비 불안감 등으로 3회초 첫 보크를 범기하기도 했다. 27일 기아전에서도 뜬공의 낙구 지점을 제대로 잡지 못해 어이없는 안타를 허용하기도 했다.
이같은 한화의 실책은 올 시즌 70개에 육박한다. 9개 구단 중 8번째로 많은 수치다.
투수도, 다른 수비수들도 실책은 분명이 경기력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화가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를 많이 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한화 팬 이모(42·서구 가수원동)씨는 “후반 마지막에 잘 하길래 후반에는 기대를 했다. 기아전에서 2연승하는 것을 보고 더 그랬는데 투수들이 난타당하고, 수비는 계속 실책하는 것을 보니 전반과 다를 게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