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하늘 아래 이런 곳도 있구나'하고 너무 놀랬습니다. 교장·교감의 마인드 변화없는 혁신은 없습니다.”
이날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인수위원회가 마련한 일선 교사와 소통 시간은 세종교육 현주소 성토장이자 미래 대안을 엿보는 담론장으로 승화됐다.
그동안 인수위는 7월 1일 2기 출범 이후 학부모와 교장·교감, 본청 직원과 차례로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일선 교사와 공식 만남은 이번이 처음인데, 예상과 달리 열띤 토론과 강경한 비판 어조로 전개됐다. 시교육청 및 시교육감과 일선 교사간 대화 자체가 혁신이란 기대감을 안고 출발했고, 6년만에 처음으로 교육감과 대화한다는 한 교사의 발언은 이를 뒷받침했다.
교육혁신은 교장·교감 등 관리자의 마인드 변화로부터 출발한다는 게 상당수 교사들의 공통 의견으로 전개됐다.
예정지역 A초등교사는 “혁신 노력은 예전부터 많았다. 하지만 학교 공부시키면서 교사 의견 모은다고 학교를 바꿀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관리자 먼저 바뀌고 결정해주지 않으면 어렵다고 본다”는 현식 인식을 나타냈다.
다른 학교 B초등교사도 “가장 중요한 분들은 교장·교감 선생님이다. 2기 구상이 공감대를 형성해야 일선 교사들의 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혁신학교에 대해 학력저하를 우려하는 학부모 목소리도 절반이다. 학교장, 교사, 학부모, 학생까지 공감대를 얻는 혁신이 되었으면 한다. 또 하나의 업무로 다가오면 어렵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C교사(중등)는 “혁신학교라는 거대 담론보다 교사와 행정실 업무분장을 명확히 했으면 한다. 타 시도 벤치마킹을 잘해서 확실한 변화를 가져와야 할 것”이라며 “유치원, 초·중·고 교사 질을 논하기 전에 관리자들의 질적 수준부터 높여야한다. 교사 행복도는 혁신학교보다 관리자 마인드 변화에 더 크게 좌우된다”는 말을 건넸다.
읍면지역 D초등교사는 “경기도 혁신학교 사례를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곳에 와보니 세상에 이런 곳도 있구나 생각했다”며 “교장 선생님 마인드가 자연스럽게 바뀌도록 기다려야하나. 스마트스쿨용 전자칠판은 공개수업 때만 쓰는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F초등교사도 명품 도시 기대감과 함께 가슴뭉클한 전입을 했지만, 교장선생님과 소통할 수 없고 눈치만 보게 되는 현실을 질타했다.
이밖에 부부 교원의 일방전입 허용과 이전 공무원 배우자 교사의 읍면지역 인사이동 선택권 부여, 새로운 평가 측정도구 마련, 수평적 의사구조 특성화 등도 건의됐다.
유치원 교사들의 성토도 초·중·고 교사못지않게 이어졌는데, 근평을 좌지우지하는 본청과 방과후 교사 지원 부족, 부족한 놀이시설 등의 개선을 촉구했다.
세종=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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