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시티 충남' 흉내는 안돼… 의지가 필요

'그린시티 충남' 흉내는 안돼… 의지가 필요

어린나무 조경, 그늘찾기 힘들어… 골프장 부지에 공원조성안 부각 서울시 녹색정책 벤치마킹 필요

  • 승인 2014-07-23 14:40
  • 신문게재 2014-07-24 9면
  • 정성직 기자정성직 기자
[내포신도시에 '힐링'을 입히자] ④녹색도시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에 오른 서울시청사 수직정원 모습. 수직정원은 신청사를 친환경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서울시는 녹색정책을 앞장서서 실행에 옮기고 있다.
▲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에 오른 서울시청사 수직정원 모습. 수직정원은 신청사를 친환경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서울시는 녹색정책을 앞장서서 실행에 옮기고 있다.

그동안 경제발전에 주력했던 전세계 선진국들이 자연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앞다퉈 녹색정책을 펼치고 있다. 충남도청이 이전한 내포신도시도 마찬가지다.

도시가 숲이되는 '그린 시티(Green City)'를 개발방향으로 정하고 이를 위해 도시 내 녹지율을 50% 이상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앞서 싱가포르 사례에서 소개했듯이 녹지율이 높다고 해서 녹색도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민들을 위한 것이 아닌 그저 목표로 정한 녹지율을 채우기 위해 조성한 녹지는 활용도 면에서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내포신도시는 이제 막 시작하는 도시로 국내 어느 도시도 따라올 수 없는 친환경 도시가 될 잠재력이 풍부하다. 흉내만 내는 녹색정책이 아닌 우리나라를 선도하는 녹색정책을 펼치겠다는 충남도의 확고한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늘 한점 없는 내포신도시=대전에서 내포신도시로 이전한 직원 및 가족들은 대전보다 내포신도시가 더 덥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는 내포신도시 내에서 현재 이용 가능한 공원과 인도에 분명 나무는 많지만 그늘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도시가 조성된 지 1년 밖에 안 됐다는 점도 있지만, 처음부터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크고 굵은 나무 보다는 어린 나무 위주로 조경을 하면서 발생한 문제다. 현재 내포신도시 내 유일한 공원인 행복 나눔의 숲의 경우 산책로, 벤치 등 시설은 잘갖췄지만 대부분 어린 나무 위주로 조성돼 있다 보니 요즘 같은 여름철 한 낮에는 공원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할 정도다.

인도와 자전거 도로도 마찬가지다. 가로수가 어린 나무여서 그늘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도로쪽으로만 심어져 있다 보니 자전거 도로는 뜨거운 태양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국민들에게 대중교통과 자전거를 이용할 것을 권장하면서 국민들이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내포신도시는 정작 주민들이 부담없이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려면 도시 곳곳에 자리 잡은 나무가 클 때까지 10여 년을 기다려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도 관계자는 “처음부터 크고 굵은 나무로 심으면 좋겠지만 큰 나무는 고사될 위험이 높고, 예산도 부족해 어쩔 수 없었다”며 “10~15년 후면 현재 조성된 어린 나무도 가로수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포신도시의 랜드마크 골프장 밖에 없나=싱가포르 정부는 가든즈 바이더 베이 인근에 위치한 골프장을 없애고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가든즈 바이더 베이를 확장할 계획이다.

골프장은 모든 국민이 아닌 골프를 즐기는 특정인만 이용할 수 있는 반면, 공원은 국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때문에 충남도도 현재 수익성을 이유로 팔리지 않는 골프장 부지에 싱가포르처럼 어린이들의 교육을 위한 공원과 식물원 등 특색 있는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소개했듯이 싱가포르 정부는 1960년대 전세계 모든 나라가 경제발전에 주력할 때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면 해외 투자가 잇따를 것이라 생각하고 가든시티 정책을 펼쳤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내포신도시는 수도권 등 타 지역에서 접근이 편리하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 이러한 이점을 살려 골프장 부지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하고 홍예공원, 용봉산을 연계해 랜드마크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더해 진다면 전국에서 찾는 관광명소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서울시, 푸른도시선언과 함께 녹색정책 시동=서울시는 지난해 4월 푸른도시선언 선포 이후 지난 2월 서울 전체를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푸른도시선언 전략계획을 발표하는 등 녹색정책을 실행에 옮겼다. 서울시는 주로 물리적 공간조성에 치우쳐 있었던 공원녹지정책에서 벗어나 서울의 정체성 강화, 현재 사회의 요구와 트렌드 반영, 적극적인 미래상 제시와 가치를 창출하는 공원녹지 정책을 펼쳐 '공원도시 서울'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까지의 공원녹지정책이 공간, 행정주도, 하드웨어 중심이었다면 앞으로 사람, 시민참여,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전략은 일상에서 평생까지 녹색문화 확산 창의적 접근을 통한 공간가치 증대 협력과 거버넌스를 통한 공원운영 혁신 등이다.

우선 일상에서 평생까지 녹색문화 확산 전략은 멀리가지 않고 서울에서 건강유지에 충분한 녹지를 누리는 '평생녹지복지서비스' 개념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출생기엔 태교숲, 유아기엔 유아숲체험장, 청소년기엔 청소년 모험의 숲, 중장년기엔 산림휴양이나 트레킹, 노년기엔 산림치유 등 연령대별로 녹색복지를 향유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창의적 접근을 통한 공간가치 증대는 개발예정부지 및 미개발지, 자투리땅 등 놀리고 있는 빈 땅을 일정기간 재창조해 활용하는 등 시민들에게 잠깐이라도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또 157㎞에 이르는 서울둘레길 개발과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는 공원의 스토리를 발굴, 인근의 역사문화자원과 연계해 관광자원화 하는 공원역사성 회복사업과 역사가 흐르는 서울공원길 사업도 추진된다.

협력과 거버넌스를 통한 공원운영 혁신은 자연 속에서 지혜를 체험하는 삶의 기술 워크숍과 희망목공소, 공원놀이학교, 공원의 문화ㆍ예술ㆍ전시를 전문적으로 맡는 공원문화 큐레이터 등으로 휴식이나 산책만 하는 공원에서 벗어나 교육적 기능은 물론 재미있는 공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녹색정책을 통해 공원놀이지도사, 도시정원사 등 녹색일자리 창출과 관련 산업 육성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시민들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공원이 되도록 공원녹지 개념을 변화시키고 생활 속 곳곳의 녹색공간을 연결, 활용해 일상 속 녹색 복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끝>

내포=정성직 기자 noa7908@

※본 기획취재는 충남도의 '지역언론지원사업' 기금을 지원받아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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