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주유소 주간보고 280여곳 100% 참여 '울며 겨자 먹기'

과태료 등 불이익에 업무부담 감수

주유소 업계가 주간보고 석유제품 수급거래 상황 보고를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정부의 시행방침에 따르지 않을 경우 과태료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법적으로 위배 되지 않는 선에서 보고하고 있다.

20일 석유관리원과 (사)한국주유소협회 대전시지회(회장 김홍제)에 따르면 지난 8일 첫 주간보고를 받고, 시행 초기임을 고려해 11일까지 보고할 수 있도록 기간을 연장했다.

그 결과 당일까지 보고를 마친 주유소가 80%가 넘었고, 연장기간 동안 마친 주유소는 90%를 넘어섰다. 전국 1만3000여개 주유소 대부분이 주간보고에 참여했다.

대전지역 역시 280여개 주유소가 주간보고에 참여해 100%의 참여율을 기록했다. 석유관리원은 높은 주간보고 참여율은 간소화된 전산시스템 덕이라고 자체 분석하며 반색하는 분위기지만, 이와 달리 주유업계의 불만 목소리는 높다.

동구 대성동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기존 월간 단위에서 주간 단위로 보고 주기가 바뀌면서 매월 4~5번 보고를 해야 돼 업무 과중은 물론 이에 따른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법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지만, 지금까지도 왜 주간보고를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유 업계 관계자는 “주간보고와 전산시스템 도입으로 가짜석유 불법유통을 막는다는 취지지만, 이는 업계 사정을 전혀 모르는 탁상행정에서 비롯된 제도”라며 “매주 주간보고를 위해 1~2시간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법으로 정해져 어쩔 수 없이 따르긴 하지만, 이를 통해 가짜석유취급 업소를 적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라고 말했다.

주유소 업계는 정부가 주간보고 시스템을 도입해 업계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키기 보다, 등유가격 단일화, 면세유 과세 판매를 통해 가짜석유 불법유통을 차단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등유의 경우 도시가스 등이 들어오지 않는 낙후지역 차상위 계층이 주로 사용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지만, 이를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고, 면세유 또한 과세로 판매해 현금을 지급할 경우 최소한 세금을 빠져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홍제 회장은 “기존 월간 단위 보고에서 주간 단위로 바꾼 것을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라며 “가짜석유 불법 유통은 대부분 경유와 면세유 등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등·경유 가격 단일화 등이 최적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