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5개 구의회는 일제히 개원을 하며 의장 선출 등 원구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일부 구의회는 의장 선출은커녕, 자리다툼에 원 구성 일정을 무작정 연기시켰다.
의장 선출 및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일부 정당 의원들은 의회에 참석조차 않고 있다. 여기에 갑작스런 일부 구의원의 탈당까지 이어지면서 원구성보다는 의원간 신경전만 확대됐다. 지역민들은 배신감을 느끼지만 이미 선출된 구의원에 대해 이렇다 할 견제를 하지 못해 속앓이만 하고 있다.
재심판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하지만 적용 조건이 제한돼 사실상 주민들이 한 번 선출된 구의원을 제어할 방법은 없는 형편이다. 이런 상황 속에 구의회 파행의 원인으로 의회 자체적으로 정치적인 견제를 할 수 있는 캐스팅보트가 없다는 점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6.4지방선거 결과, 대전지역 5개 구의회에서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통합 의원들로만 양분돼 거대정당의 수 싸움이 이미 예견됐다. 2개 정당으로 양분된 구의회가 상호 불필요한 견제로 구조적인 피로도가 높아질 뿐이다. 더구나 일부 구의원의 탈당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인물에 대한 평가보다는 정당에 대한 호불호가 강했던 만큼 당선 후 1개월 만의 탈당에 해당 구의원을 지지했던 지역민들로서는 오히려 배신감을 느낀다는 표정이다.
따라서 기초의원 공천제 폐지는 물론, 구의회 존립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또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원구성이 완료된 구의회는 이미 상대 정당의 의원과 등을 돌린 상황에서 향후 구정 현안에 대한 이성적인 판단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지역주민 대표는 “책임정치와 정당정치를 명분으로 공천제가 시행됐지만 이 같은 파행이 그 책임정치의 결과냐”며 “구의원들의 무책임한 행실은 곧바로 구의회는 물론, 지역 국회의원, 정당에 대한 불신을 낳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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