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24억여 원을 투입해 방학 중 결식이 우려되는 저소득층 아동과 청소년 1만2000여명에 대한 급식을 지원한다. 21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실시되는 이번 급식 지원은 441개소의 단체급식소와 일반음식점, 도시락 배달 등의 급식전달 체계를 마련한다. 1인당 3500원의 한 끼 식사가 제공되는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실속 있는 결식 아동지원인가는 되짚어볼 일이다. 먼저 1인당 제공되는 한 끼 식사비가 3500원이란 점이다. 다소 적은 감이 없지 않다. 사실 일반음식점에서 백반은 최소 4000원이 기본이다. 4000원 이하의 메뉴로는 라면 종류나 김밥, 떡볶이 등 분식류뿐이다. 배달도시락 역시 3500원의 메뉴는 그리 많지 않다.
요즈음 도시락 전문점의 메뉴판을 살펴보면 5000원대의 메뉴조차 그리 흔치 않다. 아동들이 좋아하는 메뉴는 3500원으로는 찾아볼 수 없으며 실속 메뉴도 4000~5000원대이다. 3500원으로는 메뉴 선택의 폭이 적은 만큼 아동들은 결국 '맛 없는 도시락'을 먹어야 하는 꼴이다.
이처럼 비현실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때 식사의 질은 부실하기 마련이다. 대전시는 지난해에도 1인당 한 끼 식비지원비가 3500원이었다. 재료비나 음식값도 올랐으나 지원비는 늘 제자리걸음인 것이다. 성장기 아동들의 체력 등을 고려, 결식아동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의 질적 향상은 매우 중요하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여름방학 결식아동 급식지원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는 5만2000명의 아동들에게 가정 형편에 따라 조ㆍ중ㆍ석식 3끼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한 끼당 지원되는 식사비도 4000원으로 대전시의 3500원보다 500원 많다. 서울시는 지난해보다 8.2% 증액한 194억1700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강남구가 결식아동들 한 끼 식사비로 지원하는 5500원과 견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대전시의 형식적인 지원은 하루속히 개선돼야 한다. 음식값을 감안한 현실적인 결식아동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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