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조기정착' 기재부 태클 도넘었다

긴축재정 핑계, 현안사업 축소·연기… 지역민 “특별자치시 걸맞는 혜택 절실”

정부세종청사 내에 둥지를 두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세종시 조기정착을 위한 각종 현안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지역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세종시가 자족기능 확충을 위해 다양한 현안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사업과 관련해 시와 기재부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출범 2주년을 맞은 세종시는 특별자치시의 위상에 맞는 기재부의 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재부는 정부의 긴축재정 등을 거론하며 세종시 사업 관련 예산편성을 축소·연기하면서 당초 계획된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는 형국이다.

우선 지방행정의 가장 상징적인 세종시청사 건립 사업과 관련해 기재부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 지난 2006년 행복도시 개발계획 당시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한 사업이 내년 9월께 입주가 가능해 무려 2년 9개월 이상 연기된 것이다. 여기에 시가 향후 늘어나게 될 인구 등을 고려해 청사 총사업비 증액(212억원)을 요구했지만, 기재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을 수차례 연기한 것도 모자라, 예산 축소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기재부가 시의 각종 현안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또 국도1호선 조치원 연결도로 확장사업(6차로→8차로) 역시 기재부는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시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시는 올해 연말 세종청사 3단계 입주 등으로 향후 조치원 연결도로의 교통량이 급증할 것을 예상하고, 도로 확장의 필요성을 건의하고 있으나, 이 사업 또한 기재부의 '태클'에 걸려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세종을 잇는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 역시 사업방식을 놓고 5년째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 제2경부고속도로는 MB정부 당시 30대 선도사업으로 추진된 것으로, 서울~세종 간 129㎞ 구간을 잇는 사업이다. 그러나 지난 2009년 예비타당성 조사 완료 후, 기본계획 수립단계에서 노선 및 사업추진방식을 놓고 결정을 내리지 못해 지금까지 답보상태에 있다.

이밖에 조세특례제한법의 경우도 세종시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조세특례제한법을 보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여기에 세종시와 도시 성격이 비슷한 제주도의 경우도 모든 이전 기업에 법인세 감면 혜택이 부여된다. 그러나 세종시의 경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이전하는 기업에만 법인세 감면 혜택이 주어질뿐, 그 외 지역에서 이전하는 기업은 감면 혜택이 없다.

지역민들은 “세종청사 공무원들이 정주여건 부족으로 생활에 다소 불편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재부가 세종시 사업 예산편성을 축소ㆍ연기하는 것은 도시 조기정착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국가균형발전의 큰 틀에서 출발한 세종시가 향후 '명품 행정도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특별자치시'에 걸맞은 특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