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정리하면 장구한 세월 흘러온 강을 단기간 뒤엎어 생태계가 인위적으로 파괴된 결과다. 수생태계가 변화 징후는 여러 차례 감지됐다. 2년 전 금강에서의 30만 마리 물고기 떼죽음은 바닥 퇴적물이 뒤집혀 용존산소가 일시에 사라진 데 따른 것으로 잠정 분석됐다. 부여 백제보와 공주보 근처에서 건진 흙은 뻘에 가까웠다는 보도다. 느린 유속으로 강은 호수같이 되고 말았다. 강바닥이 갯벌화되면 주변 지하수와 농업용수까지 영향을 미친다.
기존의 잘못된 예측과 마구잡이 준설에 부실한 관리가 더해지면 금강은 악화될 일만 남았다. 큰빗이끼벌레만 해도 정체된 물의 조류를 먹고 살아간다. 이것이 발견된 세종보 부근은 일찍부터 역한 냄새에 녹조가 확인됐던 곳이다. 신성리 갈대밭 일대는 큰고니 개체가 줄었다. 수질 관리, 유지 관리에서 순손실이 늘어날 개연성은 점점 증폭되고 있다.
예상되는 후속 예산을 감안하면 고가의 학습은 빨리 끝낼수록 좋다고 본다. 독일의 저명한 하천 전문가 한스 베른하르트 교수는 아예 보 철거를 주장하기도 했다. 금강 상류 수변공원도 관리비를 축내는 애물단지가 됐다. 4대강 사업 목적의 하나인 수질 개선과는 정반대로 치닫고 있다.
거대한 큰빗이끼벌레도 그 표본적인 상처다. 습지 식생물과 백로를 위시한 철새 규모는 축소됐고 멸종위기 야생동물1급 흰수마자는 사라졌다. 하천 생물이 살기 힘든 환경이 됐다는 증거에 다름 아니다. 동물과 식물이 앓으면 다음은 인간 차례 아닌가. 수생태계 변화를 엄중한 경고로 새겨야 하는 이유다.
이제 인위적 자연 조작으로 망가진 금강의 재자연화에 대한 논의를 전개할 단계에 이르렀다. 초고속 사업으로 망쳤지만 복원은 정밀한 진단을 거쳐 신중히 잘해야 한다. 영산강에서 광주ㆍ전남이 시작한 것처럼 충청권 자치단체 차원의 '금강 바로잡기' 등 자구책을 강구해야 하겠다.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이나 옹호할 단계는 벌써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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