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번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제도 개편에 따른 추가 건강보험 재정 소요를 연간 약 6550억원(상급병실 1840억원, 선택진료 4710억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병원들의 수익 감소 비용은 7460억원이지만 1000억원 정도의 재정 보전 금액이 적다. 이는 병원들이 감당해야 하는 금액이다. 더욱이 정부의 선택진료비 감면과 상급병실료 제도 개편은 지방의 상황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어 보인다.
정부가 문제로 제기했던 일반 병상이 적다는 것은 수도권의 일부 병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까지 모든 상급종합병원의 일반병상을 70%까지 확보하는 것을 의무화하겠다고 내세웠지만, 지방은 이미 이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
충남대병원만 하더라도 전체 입원실의 76%가 일반병상에 포함돼 있으며, 을지대병원과 건양대병원은 85%가 일반병상이다. 이미 일반 병상을 상당수 확보하고 있음에도 일률적인 법적용으로 지역병원들은 연간 3억원~10억여원의 수익이 감소될 전망이다.
재정 보전 대책을 밝혔지만, 보전 안도 100% 충족이 아닌만큼 어느 정도의 수익 감소는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선택진료비다. 대전지역의 경우 충남대병원은 전체 전문의의 79%, 건양대병원 80%, 을지대 77.3% 등으로 선택진료 의사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우선 환자들이 부담하는 추가비용 부담 자체를 축소했지만, 내년부터는 선택의사 지정비율 자체를 병원별 80%에서 진료과별 30%로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렇게 될 경우 지역에서는 종합병원 한곳당 연간 100억원에 이르는 수익 감소가 나타날 전망이다.
지역 종합병원의 경우 선택진료비용을 통해 교수들의 수입 보존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병원의 임금체계가 낮다보니 선택진료비를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선택진료비가 줄어들 경우 대학병원 교수들의 임금도 큰 폭으로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실력있는 의사들의 종합병원 이탈 러시도 예상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개원가보다 적은 수입으로 대학병원 이탈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수익 감소는 종합병원의 의료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지역의 대학병원 관계자는 “선택진료비 문제는 과거 특진교수제도부터 시작해서 오랜시간 제도 개선을 놓고 어려움을 겪었던 내용”이라며 “결국은 시행착오 끝에 시행할 수밖에 없었던 제도였다. 무턱대고 병원의 전체적인 보험제도 개선과 수가 개선 없이 한 부분만을 손을 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환자들에게 당장 혜택이 주어진다고 하지만 무턱대고 좋아할 수만은 없다. 병원들에게 수익 감소를 모두 떠안으라고 했을 경우 병원들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영역으로 수익보전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다 검사와 과다 치료가 횡행할 수 있다.
더욱이 정부가 병원들의 수익 보존을 건강보험료를 통해 할 계획이어서 건강보험료 인상은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추가 보험료 인상 없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인상이 불가피하다. 결국은 병원에서 깎아주고 건강보험료를 늘리는 것은 감면이 아닌 감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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