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외형의 성장세를 이룰수록,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접근할수록 이 이슈는 또렷이 부각될 것이다. 현실은 어떤가. 지난해 만든 정부세종청사 국회 상임위 회의장은 사실상 방치 상태다. 영상 국무회의는 시험운영하듯 하고는 흐지부지한 채 변죽만 울리는 변칙적 제도처럼 됐다. 또 다른 비효율의 현주소다.
이 같은 비효율을 푸는 '메인키'가 곧 국회분원과 대통령 집무실인 것이다. “수도는 입법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어야 하며 대통령이 활동하는 장소”라는 헌재 판결을 피해 행정부를 이전한 것이 세종시 모습이다. 하지만 실제로 외교ㆍ국방ㆍ통일 등 외치 기능을 뺀 내치의 거의 모든 것, 국민생활에 직결된 상당 부분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뤄진다.
단적으로 이는 세종시의 행정수도화로 풀어야 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국회 분원이나 대통령 집무실 등의 소극적 이전보다 더 진전된 형태의 논의가 나올 수 있다. 행정도시로 격하된 위상을 행정수도로 격상해야 세종시가 연결 고리가 끊긴 섬처럼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제 당위성 차원을 넘어 국회와 중앙부처가 앞장서야 합리적이다. 이를 뒷받침할 특별법 제정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또 서울과는 어차피 물리적 거리를 단축시켜야 할 숙명을 지녔다. 서울~세종을 잇는 KTX 직통 노선, 고속도로는 빠를수록 좋다. 화상회의나 스마트워크센터 정상화는 보완 수단으로 국회 분원 등의 실현 이후에도 필요하다.
지금 세종시는 워싱턴 DC처럼 되느냐 제2의 과천이냐의 선택지 앞에 놓여 있다. 행정도시 내실화와 실질적 세종시 발전은 둘이 아닌 하나다. 국정 비효율은 궁여지책, 임시방편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행정 기능이 모인 곳으로 기능이 모일 때 효율 극대화가 가능하다. 국회가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만 버려도 문제의 절반은 풀린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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