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부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1000만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9일 오전 충남도청을 방문해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세월호 참사, 사람들에게 잊혀지는게 가장 두렵습니다.”
전국을 순회하며 천만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9일 충남도청을 찾아 세월호 사고 재발방지와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와 충남 시국회의 회원 40여 명은 이날 오전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한 안전사회 건설에 필요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잊지 말아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맞춰 입고 '성역없이 조사하고 성역없이 처벌하라'는 피켓을 들어 보이며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단원고 2학년 9반 고 박예지양 어머니는 “아이들이 꿈도 펴지 못하고 너무 억울하게 갔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서명을 받고 있다”며 “엄마, 아빠들은 세월호 사고가 잊혀질까봐 그게 가장 두렵다”고 흐느꼈다.
이상선 충남참여자치연대 대표는 “제2의 세월호 사고를 막고 대한민국호가 침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고 기대가 크다”며 “대한민국의 비정상을 걷어내고 새로운 역사를 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며, 가족 여러분들께는 많은 국민이 진심으로 가슴 아파하고 있다는 것을 전해 드리고 싶다”며 깊은 위로의 뜻을 표했다. 이어 “세월호 사고는 우리 사회에 지난 몇십 년 동안 누적돼 온 부끄러운 것이 드러난 결과로, 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우리 모두의 숙제”라며 “이런 아픔이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나라를 바꿔나가는데 지방정부 책임자로서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안 지사는 유가족과의 대화에 이어 ▲충분한 조사 권한을 갖는 독립된 기구에 의한 철저한 조사▲지위고하를 막론한 책임자 처벌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을 담고 있는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와 함께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광역단체장 서명'서에 서명을 했다.
내포=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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