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묵 총장이 오는 19일 퇴임을 앞두고 CEO총장으로서 달려온 지난 4년간의 소회를 말하고 있다. |
이 총장의 임기는 19일까지다. 이후에는 총장에서 물러나 교수로 돌아간다. 그는 “후회 없이 일을 했다”며 총장으로서 지낸 지난 4년의 시간을 자평했다. 이 총장은 임기 중 한밭대를 일반대학으로 전환한 것, 강력한 구조개혁 드라이브로 학과 통폐합을 추진한 점 등을 굵직한 성과로 꼽았다.
또 학교 분위기를 바꾸는 데도 힘을 쏟았다. 국립대 교직원으로서 안일함을 버리고 경쟁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총장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측면, 즉 학풍을 바꾸는 데 노력을 많이 했다”며 “이 결과 한밭대가 질적 성장을 하게 됐고 대학 패러다임까지 바꿔놓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 총장은 재임 기간 중 'CEO 총장'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다. 예로부터 대학 총장은 '선비'로 인식됐지만 이 총장은 이처럼 비춰지는 것을 과감히 거부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장은 “대학은 정부 예산을 가져다 쓰기만 하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였다”며 “하지만, 대학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학생들의 일자리도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이제 대학도 기업구조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생각을 하고 있던 이 총장은 산학협력을 활성화하고 미국 루지애나주립대, 호주 울릉공대 등 해외 유수의 대학과 우호관계를 강화하는 등 한밭대 발전 초석을 만들기 위해 국내외로 동분서주 했다. 이런 이 총장의 모습에 대학 안팎에서는 그를 'CEO 총장'으로 불렀다.
후임 총장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총장은 한밭대 세종시 진출을 후임 총장이 가시화시켜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임기 중 세종시에 R&BD센터와 국제대학원대학 등을 주력으로 하는 한밭대 세종캠퍼스를 건설하려 했지만 정부기관과의 협의가 늦어지는 등 구체화되지 못해 아쉽다”며 “이 사업은 대학발전의 명운이 걸린 것이 만큼 후임 총장이 취임한 뒤 완성해줬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또 지속적인 우수 교수 확보에도 신경을 써줄 것을 부탁했다. 이 총장은 20일부터는 평교수로 돌아간다. 2학기부터 학과로 돌아가 후학 양성 일선에 선다. 6학점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이 총장은 “본래 직업이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에 강의를 앞두고 있는 지금 굉장히 설레인다”며 “총장을 하면서 가슴을 열고 진정성을 보여야 참된 교육이 이뤄진다는 것을 배웠는데 2학기부터 이를 실천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연구년에 대한 계획도 설명했다. 이 총장은 “내년 1월부터는 자매대학인 미 루지애나대로 건너가 교환교수 신분으로 한국문화에 대해 강의를 할 계획이다”며 “이 기간에 루지애나대와의 우호를 강화하는 등 전임 총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4년 동안 한밭대를 이끌어 오신 소감은.
▲4년간 후회 없이 일을 한 것 같다. 학교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무엇보다도 4년 동안 'CEO총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다.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일반대학으로 전환했고 31개 학과를 20개 학과로 통폐합시키는 학사구조 개편을 단행, 학과간 경쟁체제를 심화시켰다.
또 대학 구성원들에게 가장 큰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있다. 대학이 질적인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근무자세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내부적인 학풍, 면학분위기이든가 교수들의 연구분위기 같은 학교의 분위기를 바꾸는데 많이 노력했고 이같은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본다. 대학특성화사업에서 정원을 4%만 줄이고 2개 사업단 24억 50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한 것은 대학구성원들의 내부적인 자신감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평소 'CEO총장'으로 자평하셨는데 일반적인 총장과 CEO총장의 차이는.
▲과거 대학 총장은 학문적으로 존경받는 분, 리더십으로 덕망이 있으신 분으로 대학의 상징적 존재였다. 반면, CEO총장은 학교를 경영하는데 올인하는 것이다. 재정적인 문제, 어떻게 행정을 운영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실무형 총장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대학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뛴 것이 CEO총장으로 불린 원인이 된 것 같다.
-한밭대에서 본격적으로 학교경영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셨는데.
▲저는 본격적인 경쟁시스템을 도입해서 경쟁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대학을 운영했다. 이것은 대학의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과거에는 고비용 저효율적인 구조였다.
정부에서 주는 예산을 잘 사용하기만 하면 됐다. 하지만, 이제 대학은 정부 예산만으로 한계가 있다. 대학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구조 자체를 저비용 고효율의 기업구조로 바꿔야 하며 교수도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구업적, 한학협력 실적 등으로 그동안 교수님들이 힘들어 했지만 이같은 노력 덕분에 학교는 많이 발전했다.
-차기 총장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세종시에 국제 R&BD센터와 국제대학원대학을 만드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진척이 느린 바람에 매듭을 못짓고 간다. 하지만, 시작은 잘 되어 있고 미래에 한밭대가 갈 방향이다. 연구의 수월성, 교육의 국제경제력, 현장 중심의 산학협력 등 3가지를 한꺼번에 가져올 수 있게 하는 것이 세종시에 산학융합캠퍼스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미진한 부분이 있는데 차기 총장이 이어받아서 잘 해주기 바란다.
다음으로, 대학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우수 교수 확보에 최선을 다해야 된다. 대학의 학풍을 계속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학교의 면학분위기든지 교수 연구 분위기가 정착되기 위해서 4년이라는 기간은 짧다. 앞으로 이런 것들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총장 퇴임 이후 한밭대 교수로서 향후 계획에 대해 밝힌다면.
▲퇴임 후에 다시 학과로 돌아간다. 4년간 공백이 있었지만, 교실이 그립고 학생들의 앞에 서는 것이 본연의 직업이다. 학생들에게 강의할 때 가슴을 활짝 열고 진정성 있게 학생들에게 다가가야 참된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퇴임 후 학생들에 마음을 활짝 열고 열심히 강의하고 싶은 것이 이 때문이다.
내년에는 자매대학인 미국 루이지애나대학에서 1년간 강의할 계획이다. 미국학생들에게 한국문화에 대해서 강의하고 한국교육 시스템에 대해서 토론하는 프로그램도 생각하고 있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 정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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