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파고든 '대박의 유혹'…한 명이 4억여원 탕진도

충남청, 불법경마사이트 운영 처남·매제 검거

경마로 탕진한 재산을 사설경마장 운영으로 복구를 꾀한 40대가 구속됐다. 경마를 위한 시스템은 도심 속 평범한 주택에 설치됐고, 30대의 처남은 주말만 일하고 500만원의 월급을 챙겼다.

충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8일 주택가에서 불법경마장을 운영해 억대의 이익을 챙긴 김모(42)씨와 김씨의 처남 조모(37)씨를 한국마사회법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고액을 걸고 경마에 참여한 정모(53)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해 6월부터 지난 3월까지 10개월간 화상경마장 주변인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와동의 한 빌라에 사설경마장을 차려놓고 인터넷상에서 불법경마사이트를 운영, 1억 5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조 씨는 김씨에게 월 500만원을 받으며 토ㆍ일요일 이틀만 사무실에 앉아 전화 받는 일을 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와 조씨는 학연, 지연을 통해 경마에 경험이 없는 지인 100여명을 끌어들여 16억원 상당의 돈을 걸게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설경마에는 과천경마장에서 진행 중인 경마경주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방법이 사용됐다. 이들은 참여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불법경마사이트를 해외 검색 사이트인 구글 홈페이지 화면과 비슷하게 위장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서버는 중국에 두었고, 다수의 인터넷 주소를 만들어 수시로 변경했다. 회원 가입을 위해서는 기존 회원의 추천이 필요해 일반인의 접근이 통제됐다.

김 씨는 과거 경마장을 전전하며 도박으로 재산을 탕진한 후, '사설 경마장을 직접 운영해 돈을 벌어보겠다'며 범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이들은 경마 운영과정에서 우승마 적중률이 높은 회원은 강제탈퇴 시켰다. 도박참여자들은 '인터넷상의 사설경마가 범죄가 아닌 줄 알았다'고 발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마는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참여가 가능했으며 5개월간 4억 6000만원 상당을 베팅한 경마 참여자 정씨는 결국 한푼도 건지지 못했다.

충남경찰청 류근실 사이버수사대장은 “사설경마사이트를 비롯한 온라인 도박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해 불법행위를 근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오는 31일까지 불법 사설경마장을 신고하면 기준에 따라 100만원에서 1억원까지 신고포상금을 지급한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