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문화누리카드 잘 누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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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화누리카드 잘 누리지 못한다

  • 승인 2014-07-07 18:14
  • 신문게재 2014-07-08 17면
저소득층 문화 소외계층을 위해 올해 재탄생된 문화누리카드의 이용이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발급 초기의 뜨거운 관심과 달리 집행률이 저조하다. 문화, 여행, 스포츠 관람 등 3개 기능이 뭉쳐진 통합문화이용권이라는 기능도 제한적이다. 대상자들이 문화가 있는 생활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잘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문화누리카드의 모태가 된 문화바우처카드 때의 문제점 상당수가 여과되지 않은 채 답습되는 듯하다. 대전시 각 자치구 예산 집행률를 보면 40% 초반에 불과하다. 풍성해진 혜택으로 취약계층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공언하던 몇 달 전과는 달리 겉돌고 있다. 절반에 못 미친 이용률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발급률은 높고 예산 대비 집행률, 발급 카드 대비 이용률이 저조한 원인부터 분석해보는 게 순서다. 대상자에 노인 계층이 많아 카드 활용도가 낮은 측면은 있지만 자원봉사와 연계한 지원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문화 나눔의 사각지대를 없앤다는 이용권 통합의 취지에 충실하는 길이다.

이용 가맹점의 적극적인 관리와 확대 또한 시급한 과제다. 분야 구분 없이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이용률도 높아진다. 도서, 숙박은 많지만 공연, 전시, 레저, 스포츠 가맹점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문화향유 기회를 늘리자 해도 전용 가맹점이 편중되거나 다양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자치단체는 취약계층에 대한 사업인 만큼 이용자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대도시의 경우는 문화누리카드를 쓰고 싶어도 쓸 데가 없는 농어촌지역과 또 다르다. 교통카드 기능에서도 이용 범위의 제약이 많다는 불만을 털어놓는다. 장애인 등 교통 약자가 이용 가능한 교통수단이 거의 없어 불편하다고도 한다. 가맹점 확보를 개인 사업자 문제로 치부하지 않는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지역별 가맹점 편중 해소도 풀어야 할 과제다. 그나마 있는 카드 가맹점을 모르거나 식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대별 차등 지급과 관련된 불만 요인도 살펴보기 바란다. 문화생활 향유 의지가 부족하다고 문화생활 포기로 속단해서는 안 된다. 공급자 아닌 수요가 중심 사업으로 제도의 맹점을 보완해야 진정으로 누리는 문화누리카드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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