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책임질 줄 모르는 풍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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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책임질 줄 모르는 풍토 안타깝다

  • 승인 2014-07-06 16:18
  • 신문게재 2014-07-07 17면
브라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탈락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유임되자 '책임은 사라지고 의리만 남았다'는 비아냥의 목소리가 무성하다. 특히 올해 들어 사회 곳곳에서 각종 사고와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나 책임이 사라진, 무책임한 현상만 되풀이 돼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홍 감독의 유임과 관련해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이유로 들고 있으나 월드컵에서의 졸전 책임에 대해서는 해명조차 하지 않는 모습이다. 일본의 경우 1무 2패로 16강에서 탈락하자 멕시코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을 선임하는 등 패배에 대한 책임 있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줬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역시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직후 감독과 축구협회장이 동반 사퇴했다.

한국축구는 지난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무려 16년 만에 1승조차 거두지 못한 채 16강 탈락의 수모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것이다. 잦은 감독 교체 등 월드컵을 준비하는 지난 4년간 불거진 제반 문제와 관련, 축구협회의 책임 역시 피해갈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홍명호 감독 구하기'로 축구협회는 이번 사태를 '나 몰라라' 하며 은근슬쩍 넘어가는 꼼수를 부리는 꼴이다.

책임질 줄 모르는 한국사회의 풍토는 홍명보와 대한축구협회 문제에만 국한돼 있는 것은 아니다. 임 병장 총기사건에서 드러난 모습은 또 어떠한가. 임 병장 총기 사건 당일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119 구급헬기는 3시간이 지난 뒤에 현장에 도착하지 않았던가. 소대장이 오인사격으로 부상당하는 어처구니없는 모습까지 빚어졌다.

임 병장이 도주하는 동안 수색병사들과 6차례나 마주쳤으나 임 병장을 검거하는데 실패했다. 형편없는 군의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다. 세월호 참사로 거슬러 올라가면 총리의 사표를 반려한 박근혜 대통령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총리 내정자 2명이 잇따라 낙마하자 박 대통령은 인사 실패의 원인을 국회 탓으로 돌리며 '청문회까지 가지 못해서 참 안타깝다'고 하지 않았던가. 많은 국민들이 청문회 개최의미를 두지 않을 정도로 부적합한 인물 내정이었음에도 말이다. 책임질 줄 아는 사회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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