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구 기자·내포 |
같은 문제로 충남도의회가 요즘 시끄럽다. 첫날은 의장과 부의장을 뽑는 의장단 선출 문제로, 둘째·셋째날은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 선출 문제로 파행이 거듭됐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도의회 40석 중 30석을 차지해 다수당이 된 새누리당.은 제10대 의회가 출범하기 전 당내 협의를 통해 의장과 부의장 두 자리를 비롯해 상임위원장 다섯 자리를 차지하는 걸로 의견을 모았다. 남은 상임위원장 한자리는 새정치민주연합 몫으로 남겨뒀던 것.
이마저도 “새정치연합이 애걸복걸해야 겨우 줄지 말지를 고민하겠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의 생각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새정치연합은 부의장 한 자리와 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
선거에서 다수 의원을 배출했으니 원 구성에서 많은 자리를 획득해야 한다는 입장은 십분 이해한다. 의원 수에 비례해 상임위원장 자리가 많아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는 탓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경계해야 할 것은 다수당이 범할 수 있는 소수의견 무시행위다.
새정치연합 도의원들은 “통상적으로 원 구성 전에 의견조율을 하는데, 이번에는 협의도 없이 새누리당이 회의 10분 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상임위원장 투표 참여를 거부했다.
새정치연합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새누리당의 잘못이 크다고 볼 수 있지만, 의회 출범 첫 날부터 고성과 함께 집기를 집어들며 단상까지 점거하는 상황은 너무 볼썽사나운 광경이었다.
새정치연합 도의원들의 행동은 9대 때보다 의원 수가 줄어든 상황 속에서도 새누리당에게 질질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비친다. 하지만 도민들의 눈에는 '감투 싸움'으로 비치고 있다.
대형세단이 제공되고 도지사와 동급 대우를 받는 의장, 관련 분야에서 권한을 행사하는 상임·특별위원장은 누구나 탐낼 자리다.
선거의 표심은 항상 고정적이지 않다. 다수당이 소수당으로, 소수당이 다수당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두 정당 도의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상대방과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정신이다. 지방자치가 올 해 24년째를 맞고 있다. 의회 파행 사태가 재연되지 않도록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출방식 개선 노력을 도의회에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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