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는 '스모그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올해, 우리 정부 총예산 (355조 원)에 가까운 1조 7000억 위안 (약 295조 원)을 환경보호와 친환경에너지 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한다.
중국은 엄청난 액수의 투자는 물론, 관련 특허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MIT 산타페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태양에너지기술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다. 풍력발전 규모는 2010년까지 1위였던 미국을 앞질렀다.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며 일류국가가 되는 '중국몽(中國夢)'을 꿈꾸는 중국이 특허에 신경 쓰는 데에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다.
중국은 과거 세계 4대 발명품인 나침반, 종이, 화약, 활자인쇄술을 모두 개발한 나라이다. 그럼에도, 산업혁명에 성공한 영국 등 서구열강에 의해 홍콩과 마카오를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산업혁명을 가능하게 했던 발명을 보호하고 기술확산을 도와주는 특허제도가 있었다면 달라졌을 수도 있다.
반면, 18~19세기 영국은 특허제도를 활용해 유럽의 선진 기술자들을 모아 산업혁명을 꽃피우고, 아시아ㆍ아프리카ㆍ중동에 식민지를 만들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다.
아픈 역사를 통해 특허의 중요성을 절감한 중국의 특허출원 성장률은 2011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특허 선진국들의 모임인 IP5(Intellectual Property Five)의 주요 회원국이기도 하다.
그런데 '21세기판 중국식 산업혁명'을 통해 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하려던 중국이 '미세먼지'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거대한 친환경에너지 시장이 탄생했다. 세계 최고의 부자인 미국의 빌 게이츠도 중국 기업과 제휴해 친환경 자동차 엔진을 만들겠다고 한다. 이곳에서, 우리 기업들도 기술과 특허를 밑천으로 국제 투자자들과 겨뤄야 한다. 우리 기업들은 세계 최대 용량의 풍력발전기를 최초로 개발했고, 태양광발전의 핵심원료인 폴리실리콘 분야에서도 높은 기술 수준을 가지고 있어 경쟁력은 충분하다.
이제는 중국 발 '미세먼지'를 위기로만 볼 것이 아니라, 세계 최대의 환경산업 시장을 개척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기업들은 미세먼지 해결을 중요 국정과제로 채택한 중국과 기술제휴와 협력을 하며 더 적극적으로 상생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앞으로는 최신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이를 독점배타적인 권리인 특허로 보유하는 기업만이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미래의 먹거리인 풍력, 태양에너지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공격적이고 선제적으로 특허출원해야 하는 이유이다.
중국에서 벌어질 '친환경에너지 영토' 다툼에서 '강력한 특허'를 무기로 우리 기업들이 선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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